얼마 전 미국의 심장부에서 자행된 테러 발생 현장에서 잿빛 콘크리트 가루를 뒤집어쓴 채 망연자실 걸어 나오는 군상(群像)의 모습이 담긴 한 장의 사진은 테러의 참혹함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인류를 경악과 슬픔으로 몰아넣었다. 이처럼 단 한 장의 사진이 수 천 마디의 말을 무색케 하는 경우는 적지 않다.

흔히들 사진은 ‘순간의 예술’이라 말한다. 서서히 변해 가는 시간과 빛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하고, 그 찰나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사진 작업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사진 작업은 다른 예술과 달리 ‘카메라’라는 정밀한 과학적 도구를 이용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특징을 이룬다.

이제 막 사진을 배우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나 이제 막 걸음마를 걷기 시작한 초보자들이 알아야 하고 또 주의해야 할 것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카메라에 나온 문자 정보를 완전히 마스터하라!

전투에서 이기려면 적을 정확히 알아야 하듯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메라의 성능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카메라의 매뉴얼을 꼼꼼히 읽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이다.

또한 카메라가 바늘이라면 필름은 실에 해당하므로 필름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가령 필름 케이스에 ISO 100이라고 적혀 있다고 하자. ISO란 필름이 빛을 느끼는 정도, 즉 감도(感度)를 가리키며, 이 숫자가 높을수록 빛에 민감하므로 어두운 장소에서의 촬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처럼 필름과 카메라에 대한 정보를 무심히 지나친다면 결코 초보 딱지를 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초보자에게는 어떤 카메라가 좋을까

카메라는 군인으로 친다면 총과 같은 중요한 존재다. 따라서 구입하기 전 전문가나 사진 선배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초보자의 경우 중고카메라를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국내의 경우 니콘 FM2 기종이 가장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캐논EOS630, 캐논EOS620, 캐논 A-1, 니콘 ME, 아사이팬턱스 K2 등의 기종이 무난하며 가격은 20만∼40만원대가 일반적이다.

◈렌즈보관요령

사람의 눈동자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렌즈를 무심코 손으로 만진 경우 지문이 잘 지워지지 않는다. 따라서 렌즈를 보호하기 위해서 항상 UV(Ultra Violet)나 Sky Light 필터를 끼우는 습관을 들이고 가능한 한 몸체에서 분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좋은 작품들을 많이 접하자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서 좋은 작품을 많이 보고 연구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이 앞서 카메라를 둘러메고 무작정 야외로 나가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못된다.

사진작가 또는 사진동호회가 개최하는 전시회를 좇아 다니는 등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많은 사진을 접하는 것이 실력향상의 지름길이다.

제주영상동인 이창훈 회장은 “조리개와 셔터 속도, 구도 등의 기초지식에 관한 이론의 올바른 이해도 필요하지만 야외촬영 등을 통해 직접 경험하면서 배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며 “기초를 충실히 닦은 이후에라야 스쳐 지나가는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는 희열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글=김윤권 기자·사진=부현일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