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말에 대한 이해]대립되는 두 씨끝과 때가림소(9)
이번에는 움직씨에서 설명의문문에 쓰이는 씨끝 ‘-느니, -으니/니’가 때소 ‘-ㅇ, -ㄴ’과 호응하면서 쓰이는 현상을 보겠습니다.
ㄱ. 누게가 이딜 앙 오느니?/ 으, 철수가 이딜 앙 온다.
ㄴ. 누게가 이딜 안 *오니 - 왐시니 - 와시니./으, 철수가 이딜 안 왐저 - 왓저.
위 ㄱ의 밑줄 친 부분 ‘앙 오느니’와 ‘앙 온다’에서 ‘앙’에 쓰인 때소 ‘-ㅇ’은 씨끝 ‘-느니’와 ‘ㄴ다’에 호응해서 바른 쓰임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느니’나 ‘-ㄴ다’는 ‘잇-’에 쓰였든 그림씨에 쓰였든 여기서처럼 움직씨에 쓰이더라도 언제나 때소 ‘-ㅇ’과만 호응하는 씨끝입니다.
또 ㄴ의 밑줄 친 부분을 잘 보면, *표가 붙은 ‘오니’처럼 줄기/어간 ‘오-’에 ‘-니’를 바로 붙여서는 쓰지 못합니다. 제주말에서는 때소 ‘-ㄴ’과 호응하는 ‘-니’와 같은 씨끝들은 움직씨줄기에는 바로 붙어 쓰이는 일이 없습니다. 이렇게 움직씨에 때소 ‘-ㄴ’과 호응하는 씨끝들은 반드시 줄기와 씨끝 사이에 안맺음씨끝이 있어야만 쓰입니다. 그래서 ‘왐시니 - 와시니’의 물음에 ‘왐저 - 왓저’로 대답했는데 ‘안’의 때소 ‘-ㄴ’과 호응하는 씨끝은 ‘-니’와 ‘-저’여서 바른 쓰임이 되었습니다. 동작상 ‘-암시-, -아시-’는 때소와는 언제든 호응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때소 ‘-ㄴ’과 호응하는 ‘-으니/니’와 같은 씨끝들은 ‘잇-’이나 그림씨 줄기에 바로 붙어 쓰이나, 움직씨에서만은 줄기와 씨끝 사이에 다른 안맺음씨끝이 있어야만 쓸 수 있습니다. 이것도 제주말의 공식과 같은 규칙입니다. 잘 알고 써야합니다.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 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