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말에 대한 이해]대립되는 두 씨끝과 때가림소(10)
이번에는 설명의문문에 쓰이는 씨끝 ‘-는고, -은고/ㄴ고’가 ‘잇/이시-’에서 때소 ‘-ㅇ, -ㄴ’과 호응하면서 쓰이는 현상을 보겠습니다.
ㄱ. 누게가 집이 왕 이시는고/잇는고?/ 으, 철수가 집이 왕 이신다/ 잇나.
ㄴ. 누게가 집이 완 이신고?/ 으, 철수가 집이 완 잇저.
위 ㄱ에서는 ‘잇는고’와 ‘이시는고’가 같은 뜻으로 쓰여 ‘이시-’와 ‘잇-’은 이른바 쌍형어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시는고/잇는고’로 쓴 것입니다. 여기에서 ‘왕’의 때소 ‘-ㅇ’과는 ‘이시는고/잇는고’의 ‘-는고’와, ‘왕 잇나/이신다’에서는 때소 ‘-ㅇ’이 ‘-나/ㄴ다’들과 호응합니다. 그러니까 ‘-는고, -나/ㄴ다’들은 언제든 때소 ‘-ㅇ’과만 호응합니다. 그리고 ㄴ의 ‘완 이신고’의 ‘-은고/ㄴ고’와, 대답의 ‘완 잇저’의 ‘-저’는 언제나 때소 ‘-ㄴ’과 호응하는 씨끝들입니다. 또 이 ‘-는고, -은고’들에는 동작상이 쓰였을 때도 때소와의 호응은 마찬가지입니다.
ㄱ. 누게가 집이 왕 이시는고-이섬시는고-이서시는고?/ 으, 철수가 집이 왕 이섬신다 -이서신다.
ㄴ. 누게가 집이 완 이섬신고 - 이서신고?/ 으, 철수가 집이 완 이섬저 - 이섯저.
위에는 ‘-암시-, -아시-’가 같이 쓰여서 ‘이섬시는고 -이서시는고’나 ‘이섬신고 -이서신고’가, 대답에도 ‘이섬신다 - 이서신다’와 ‘이섬저 - 이섯저’가 되었습니다. 때소와는 동작상이나 높임 안맺음씨끝은 호응하지 않기 때문에, 그 뒤의 씨끝 ‘-는고’나 ‘-은고’ 따위와만 호응하게 됩니다.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