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국악바람' 몰고 오겠다


사진=제주국악관현악단 회원들이 지난 8일 제주청소년합창단 창단 연주회 특별연주를 위해 모였다. <김대생기자>


 대금 소금 피리 해금 아쟁 가야금 거문고….도민들에게 이름도 생소했던 국악기가 이젠 도민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다.‘우리악기’이라면 고작 꽹과리 북 징 장구 등 사물놀이 정도 기억했던 도민들에게 해금과 아쟁 등 전통악기를 이용한 우리음악 연주가 기다려지는 음악회가 된 것이다.그만큼 우리음악에 일반인들의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국악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제주지역에 ‘국악 바람’을 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제주국악관현악단(지휘 최광석·011-691-7697)의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국악관현악단은 지난 95년 9월 15일 국악교육의 체계화와 도민들에게 우리음악에 대한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도내 초·중·고 교사 23명이 모여 결성하됐다.그 해 11월 초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창단연주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제주국악관현악단은 창단 5년만에 명실상부한 제주의 대표적인 국악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악관현악단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 단원들은 학교 교육 외에도 일주일에 한차례씩 만나 국악 기량을 닦고 있다.연습은 제주중앙여고국악관현악단 연습실을 이용하고 있다.이들은 또 방학을 이용해 국립국악원에서 연수회를 갖는 등 국악활성화를 위해 타 지역 국악단체와 교류도 바지런히 하고 있다.

 창단 이후 매년 정기연주회를 가지면서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묵묵히 힘써온 국악관현악단은 창단 당시 교사 주축이었다가 최근에는 전공자들이 서서히 합류하면서 덩치는 물론 연주력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공자들의 입단도 적극 환영이다.

 국악관현악단은 지휘자 최광석씨를 포함해 37명이 활동하고 있다.소금 강상구,대금 고지수 김수봉 김재용 홍덕기,피리 송건중 김영대 양기봉 김형진 문상철 강문봉 김미연,해금 이완국 김현숙 김명신 강소현 양세실,아쟁 강경리,가야금 김성훈 김수정 전영순 정경애 김은정 고미란 김선애,거문고 고옥순 강은경 김소정 김용정,타악기 김성주 이행운 이혜영 한희심 김윤경 오명현,신디 고수정씨가 그들이다.

 제주국악관현악단이 도민들에게 국악연주단체로 입지를 구축한 것은 지난해(99년)부터.지난 한해 동안 정기공연을 제외하고,99전국소년체전 개막식,일본 산다시예술단과 합동공연,한여름밤의 해변축제,한국민속예술축제 개막식,도민과 함께하는 국악여행,울산 전국교사국악관현악단 연주회 참가,충북 영동 난계국악당 초청 연주회 등 다채로운 활동을 가지면서 국악관현악단으로서의 위상을 곧추 세웠다.

 특히 지난해 11월 7일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치러진 ‘도민과 함께하는 국악여행’은 단원들은 물론 국악애호가들에게도 가슴 벅찬 연주회였다.이날 연주회에는 제주국악관현악단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제주소재 국악창작곡 ‘제주바다’가 초연됐는가 하면 눌무용단(대표 고춘식)과 손잡고 ‘국악과 춤의 만남’을 시도하는 등 실험적인 무대를 꾸며 큰 호응을 받았다.

 ‘제주바다’는 국악작곡가 이준호씨(경기도립예술단 예술감독)에게 특별히 의뢰해 작곡된 국악창작곡이다.제주민요‘너영나영’을 주제로 고요의 바다,폭풍의 바다,역경을 이겨낸 제주인의 기쁨을 표현한 작품이다 .

 창단 이후 줄곧 지휘를 맡고 있는 최광석씨는 “창단 당시에는 국악음계를 읽는데도 시간이 걸렸는데 단원들의 기량이 처음 접한 곡도 한 번에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향상됐다.연주회를 치르고 음악이 좋아진 것을 보고 단원들 모두 놀라워 할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며 뿌듯해했다.

 제주국악관현악단은 여느 민간단체와 마찬가지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그러나 단원들은 국악의 대중화에 기여한다는 일념에 누구 하나 힘들다는 내색을 않는다.요즘은 제주 특색이 실린 국악단체로 키우는 한편 질높은 연주를 다짐하면 힘을 결집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국악관현악단은 오는 4월 우리 음악만을 갖고‘4·3 추모음악제’를 연다는 당찬 계획도 세워놨다.제주민요를 접맥한 연주회와 바이올린 등 서양악기와의 협연계획과 제주시 중심의 활동영역에서 벗어나 국악의 저변확대를 위해 도내 초등학교 방문,이동연주회를 연다.이 음악회는 악기 설명과 곡 해설을 곁들인 해설음악회로 치러진다.

 이밖에 부설로 ‘국악어린이합창단’을 창단하고, 서울 국립국악원 주최 ‘전국관현악단연주회’에 참가해 제주국악관현악단의 입지를 만방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음악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국악만을 고집하자는게 아니라 서양음악과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랩 레게 힙합 등과 공존하면서 발전시키자는 것입니다.국악을 하는 이들만이 아니라 도민 누구가 우리 음악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김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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