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달마야 놀자」(감독 박철관)가 머무는 시선도 이 지점이다. 승복을 입은 조폭들과 속인의 표정을 입은 스님들 사이에 오가는 천방지축 코미디.
‘또 조폭영화?’라는 혐의를 벗긴 힘든 시점이지만, 이 영화는 「친구」「신라의 달밤」「조폭 마누라」로부터 궤도 수정을 통해 존재의 이유를 찾고 있다. 가학을 통해 스타일을 빚어내거나, 피학의 멍든 쾌감을 조장하는 폭력영화들과는 다른 차원이다. 생각없는 웃음 대신 따뜻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풋풋함이 영화 곳곳에서 묻어난다.
이야기는 라이벌 조직과의 싸움에 밀린 넘버2 재규(박신양)와 부하인 불곰(박상면), 날치(강성진), 왕구라(김수로), 막내(홍경인)가 은신처를 찾아 첩첩산중의 절로 숨어들면서 시작된다.
“늘 하던 대로 ‘업소’관리한다고 생각하면 돼”
재규는 주지스님(김인문)을 불러 ‘접수’를 선언하고 부하들에게 ‘업소 관리’하듯 중들을 하나씩 맡으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이번 ‘업소’는 보통이 아니다.
여기서부터 조폭 대 조폭의 힘 대결이 아닌, 조폭 대 스님들의 기상천외한 시합이 벌어진다. 조폭이 절에 남느냐, 절을 떠나느냐를 놓고 삼천배 하기, 고스톱, 물 속에서 오래 버티기, 369게임 등. 이런 상식을 깨는 에피소드를 끌고 나가는 캐릭터들의 화살표 또한 절묘하다. 주먹깨나 쓰는 재규와 이를 제압하는 진짜 주먹에 상좌승 청명(정진영), 알고 보니 해병대 선후배 사이인 불곰과 대봉 스님, 힘 자랑하는 날치와 힘을 버린 현각 스님, 말많은 왕구라와 묵언 수행중인 명천 스님의 철저한 일대일 대응 관계로 그려져 있다.
무승부로 끝날 수밖에 없는 명승부 열전이 펼쳐지고, 결국 주지스님은 양측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화두를 내린다.
먼저 스님팀의 해법을 보자. 독 안에 한 스님이 들어가 “제가 바로 맑은 물이올시다”라는 선문답을 내린다. 반면 조폭 일당은 밑 빠진 독을 연못에 빠뜨려 버린다. 어쨌거나 밑 빠진 독에 물은 찼고, 일단 조폭들의 승리.
시트콤류의 황당한 발상이 가벼움으로 기화하지 않는 것은 툭툭 던져지는 불교적 깨달음 덕분이다.
“부처의 귀가 떨어졌으면 붙이면 되지”“나도 모르는 문제를 풀어놓고 뭘 물어봐”등 성과 속을 너그럽게 넘나드는 주지스님의 캐릭터도 친근하다.
「달마야 놀자」는 자칫 조폭들의 난장판으로 훼손될 법한 불당에서 건강한 웃음을 만들어 냈다. 이 영화의 숨은그림찾기는 호화스타군단인 조폭팀과 맞서는 다크호스 스님팀의 연기. 특히 「약속」에선 보스 박신양의 충성스런 부하로, 「달마야 놀자」에선 그를 상대로 ‘맞장 뜨는’ 정진영의 연기는 발군이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달마야 놀자」는 장점만큼의 티와 군더더기도 많은 영화. 코미디와 휴먼 드라마 사이에서 주춤했다는 게 중평이다. 까다로운 관객보다 마음씨 좋은 관객들의 넉넉한 입맛에 적당한 영화다.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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