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미라클 여행기'. 이 영화는 '강정 책마을 10만대권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년 백수의 시선을 통해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8년째 갈등을 빚는 강정 마을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 줄거리는 대학을 졸업한 지 4년 된 백수 '최미라'가 우연히 알게 된 '강정 책마을 10만대권 프로젝트'에 참여해 강정마을에서 2박3일을 보내며 겪고, 듣고,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 제목인 '미라클 여행기'는 강정마을에 평화라는 기적(미라클)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여행이자 미라가 성장하는(클) 여행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영화의 출발점이기도 한 '강정 책마을 10만대권 프로젝트'는 지난 2013년 3월 작가 260명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해군기지 문제로 갈등과 상처가 깊어진 강정마을에 책 10만권을 보내 동네를 '평화 책마을'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자발적인 시민운동으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책 3만5000권을 싣고 2013년 10월 시민 400여명이 강정마을을 찾았고, 이 영화의 주인공 '최미라'도 이중 하나다.
이 영화에 대한 평을 보면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건설 때문에 부모·형제, 이웃사촌 간에 서로 등을 돌리고 살 정도로 상처투성이가 된 아픈 현실을 담고는 있지만 해군기지를 둘러싸고 8년째 이어지고 있는 첨예한 쟁점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다루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잊혀져 가고 있는 강정마을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있다는 점이나 미처 강정을 몰랐던 이들에게 주민들의 아픔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다.
강정마을 문제는 8년째 제주지역 최대 현안이면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군 관사 농성천막 행정대집행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도정은 물론 현 도정 역시 강정마을 해결을 최우선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성과는 없었고, 강정주민들의 상처는 점점 더 곪아가고 있다.
강정마을 문제 해결을 위해 원희룡 도지사도 신경은 쓰고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미라클 여행기'가 지난 15일부터 제주에서도 상영 중이다. 원 지사가 공무원들과 함께 이 영화를 단체관람하고 강정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