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지사가 제주시를 연두 방문한 다음날인 11일 제주시청 내무에서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대부분의 하위직 공무원들은 “왜 연두방문 때마다 이러는 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으며,간부공무원들은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무척 당혹스런 표정이었다. 우 지사는 10일 연두방문 자리에서 실·국장과 7급 이상 공무원들을 상대로 두 차례 공직자의 자세에 대해 자신의 철학을 피력하면서 크게 세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4 개 시·군에서 제주시의 책무가 크다.열심히 일하면 타 시·군이 본받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욕먹는 경우가 더 클 것이다.

 두번째,제주시의 시정운영방침이 ‘인간과 자연히 함께 발전하는 국제도시’라고 하는 데 도가 추진하는 국제자유도시와 뭐가 다르냐.시민들이 볼 때 뭔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일시장에 할머니 장터에 천막시설 안돼 있고,서문시장 입구도 행인을 끌기 위해서는 분수대나 커피숍을 설치해야 한다.1~2억원을 들여 행사 하나 하는 것보다 이런 것에 지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물론 전체 시 공무원이 구조조정과 감봉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도가 제대로 지원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시 공무원들은 ‘제주시가 너무 튀지 말 것’을 주문하는 지사의 경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했다.

 또 일부 공무원은 “원래 연두방문이란 지적보다는 칭찬과 격려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그렇지 않아도 도와 시가 어색한 상황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도정을 책임진 지사가 문제가 있다면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우지사의 제주시 연두방문은 지난해에도 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올해까지 두 차례 연두방문 모두 도·시군간 어색한 감정만을 남긴 셈이다.<이재홍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