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 전설]<30> 삼성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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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혈 | ||
엿날도 아주 오랜 엿날, 영주(瀛州) 땅에는 사름이 안 살아나신디, 홀연히 삼신인(三神人)이 땅 쏘곱에서 솟아나십주. 지금은 삼성혈이옝 영 진산인 한라산 북록에 이신 모흥(毛興)이옝 는 지혈(地穴)이 그 유적이라마씀.
그디서 나온 신인은 이가 고을나(高乙那), 둘채가 양을나(良乙那), 싀채가 부을나(夫乙那)옝 여십주. 얼굴 생김새가 비범고 도량이 활달연 인간 싀상에선 어디서도 아볼 수 읏인 기상을 져서마씀. 삼신인은 사농을 멍 가죽으로 옷을 멘들앙 입곡, 잡아온 궤기덜을 먹으멍 살단 보난 가업(家業)은 이루지 못여십주.
를은 한라산에 올라간 멀리 베려보난, 줏삣 헉으로 봉여진 낭함이 동해로부터 둥갈둥갈 터오란 바당더레 올르젱 염시난, 삼신인이 제게 려완 아간 그걸 안 보난, 그 쏘곱엔 옥으로 멘든 동글락 함(函)이 이신디, 관대를 차고 주색 옷을 입은 사자(使者)가 완 옥함을 난, 퍼렁 옷을 입은 싀 처녀가 나와서마씀. 나인 보난 열대섯 쯤덜 뒈고, 모십이 곱닥고 인품이 뛰어나십주.
자리를 정리연 일곱이 례로 앚안 져온 송애기광 셍이, 오곡 씨를 금당 엉덕더레 려 놓으난, 삼신인이 지꺼젼 말기를 “이는 반드시 옥황이서 우리신더레 류와준 거여.” 멍 지꺼져서마씀. 사자가 재배고 머리를 조아리멍 말기를 “저는 동해 벽랑국(碧浪國) 사자이온데, 우리 임금님이 싓을 난 다 키와신디도 배필을 구지 못연, 밤낮으로 한탄 지 일년이 넘엇십니다. 저번이 우리 임금님이 자소각(紫霄閣)에 올란 서해레 베려보난, 줏삣 기운이 하늘에 뻗치고 상서로운 기운이 영롱 가운데 명산이 이신디, 삼신인이 강림연 장차 나라를 세우젱 여도 배필이 엇이난, 나신디 명연 삼녀를 모셔오게 여시난, 혼례 의식을 잘 추왕 큰큰 나라를 세우십소서.” 여둰 홀연히 구룸을 탄 하늘로 올라가부러서마씀.
삼신인은 제물을 정결게 추완 옥황더레 고고 나이 례로 부부 예를 맺언, 물이 고 토지가 지름진 땅을 선택연 화살을 쏘완 주거지를 정여신디, 고을나가 살 디를 제일도옝 고, 양을나가 살 디를 제이도, 부을나가 살 디를 제삼도라 여서마씀. 경 다음 비로소 산업(産業)을 일루멍 오곡을 싱그고 쉐영 이영 질루와 가난 드디어 을이 이루와지게 뒈여십주.
그 후 900년에 인심이 딱 고씨신더레 돌아가가난 고씨를 추대연 임금을 삼안 국호를 ‘탁라(乇羅)’옝 여서마씀. 고을나의 15세손 후(厚)․청(淸)․계(季) 싀 성제가 베를 젓언 바당 넘언 신라에 조공젠 탐진(耽津)에 다다란 보난 그때가 신라의 전성시대라십주.(「영주지」)
이디서 삼신인이 솟아낫젱 는 모흥혈은 지금 제주시 이도동에 이신 삼성혈(三姓穴)인디 이제도 고망 싓이 남안 잇고, 삼신인이 살앗젱 는 제일도·제이도·제삼도는 지금의 제주시 일도동·이도동·삼도동으로 제주 시가의 중심이 뒈여십주. 경고 싀 처녀가 왓젱 는 동쪽 바당은 지금 성산읍 온평리옝 문헌광 전설에 나완 이서마씀. 온평리엔 싀 처녀가 올라올 때 찍어졋젱 는 발자국이 바당디 남안 싯고, 또 삼신인이 혼인엿단 ‘혼인지(婚姻池)’도 이십주. 경고 삼신인이 거처 딜 정 때 쏜 화살을 맞인 돌은 제주시 화북동에 삼사석이옝 영 남안 이서마씀.
이거 말고도 꼼 달른 이약덜이 싯주마는 이디선 생약쿠다. 이 삼성신화를 제주 도민덜은 실로 믿어와서마씀. 여전에는 이 삼성신에 무속 의례를 행엿단 걸로 추측뒈는디, 조선 중종 때 이수동(李壽童) 목사가 삼성혈에 울담을 둘르고 비석광 홍문(紅門)을 세완, 삼신인의 후예신디 제사 지내도록 후제로 오날장 유교식 제법으로 지내염십주.
지금은 춘추제(春秋祭)광 건시제(乾始祭)를 행고 이신디, 춘제는 4월 10일, 추제는 10월 10일에 싀 씨족이 받들엉 모시곡, 건시제는 12월 10일에 도지사광 도내 기관장, 유지가 헌관이 뒈영 건국시조에 대 제사를 지내염십주. 삼성혈은 지금 성역화뒈연 이신디, 사적 제134호로 지정, 보호뒈고 이서마씀.
김창집 소설가·제주작가회의 자문위원
이 : 맏이
사농 : 사냥
터오란 : 떠와서
지꺼지다 : 기뻐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