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오후 표선면사무소에서는 평소 보기힘든 ‘이색회의’가 열렸다.회의명칭은 ‘표선지구 휴게음식점 업주 간담회’.

 쉽게 말해 다방 주인들이 모인 자리였다.사회문제화된 ‘티켓영업’을 뿌리뽑기 위해 업주들이 머리를 맞대자는게 회의 내용.

 게중에는 티켓영업의 장본인도 끼어있을수 있지만,참석률은 100%에 가까웠고 회의 분위기도 비교적 진지했다.

 표선면 관계자는 “불만을 나타내는 업주는 없었고,대부분 티켓추방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불만을 표시했다간 당장 티켓업주로 지목될 판인데 누가 배짱좋게 ‘심기’를 드러내겠느냐”는 이 관계자의 첨언이 아니더라도 회의 분위기는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티켓영업의 병폐가 만연하다보니 선량한 주민들의 눈총이 워낙 따갑기도 하고,더더구나 최근 경찰에서도 칼을 빼들지 않았는가.  

 여하튼 이날 회의에선 꽤 구체적 결의까지 나와 기대와 관심을 더했다.

 우선 업주 10명이‘표선지구 휴게음식점 협의회’를 구성,자율정화를 추진키로 했으며 협의회 명의로 일간지에 공동사과문도 싣기로 했다.

 또 종업원수를 최대한 줄여 티켓 소지를 없애는 한편,우습게 들릴수도 있지만 퇴폐 종업원을 자율추방키로도 했다.업소 입구에 ‘건전영업’안내 현수막을 부착키로 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

 뭔가 보여주긴 보여줄 모양이지만,한편으로는 몇해전 일이 자꾸만 생각난다.

 단속의 회의리가 몰아쳤던 지난 96년에도 업주들은 이날처럼 자정결의다 뭐다 하면서 한바탕 법석을 떨었지만 이내 ‘옛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날 업주들의 결의가 강화된 단속과 따가운 여론 때문에 또다시 스쳐지나가는 제스처가 아니길 기대한다.전답을 잃고,가정까지 파탄난 선량한 주민들이 주시하고 있다. <김성진 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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