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동네에서 훈장선생님으로 통하는 김씨는 현재 겨우 화장실을 오갈 정도로 몸이 불편하다. 지난 95년 5월에 당한 교통사고로 경추 6·7번이 망가져 전신이 마비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고 이전에는 왕성한 사회활동으로 그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왔던 그에게 자신의 힘으로 몸 하나를 제대로 추스를 수 없다는 현실은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2년여의 병원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를 다독인 결과 한결 안정을 찾은 김씨가 학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기 시작한 건 98년 여름방학 때부터.
“예전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데 세상이 점점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 같은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은퇴 후에 기회가 닿으면 자라는 아이들에게 그런 공부를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몸이 온전치 못하게 된 후에야 실천하게 되는군요”
현재 김씨에게서 한문공부를 받는 학생은 약 15명 정도. 초등학생에게 동몽선습을, 중·고등학생에게는 명심보감을 가르치고 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곧바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동안 동네 서당에서 배운 한문실력이 김씨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한자 몇 자를 더 알고 모르고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책 속에 들어 있는 선인들의 말씀을 깨닫고 또한 진심으로 그걸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그런 까닭에 김씨는 하루가 다르게 한자실력이 느는 아이들을 보는 일도 물론 즐거운 일이지만 아이들의 부모들에게서 한자를 배운 이후 참 공손해지고 단정해졌다는 말을 들을 때가 더욱 기쁘다.
“학생들은 한문을 가르쳐줘서 고맙다고 하지만 그 아이들에게 정작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바로 접니다.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즐겁고 너무나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언제까지 살지는 모르겠지만 그 날까지는 이 일을 계속할 겁니다”
초등학생이 쓴 한자의 획순을 바로 잡아 주는 김씨의 따뜻한 손길에서 학생들을 향한 애정과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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