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을의 유래를 찾아서]31. 천지·중앙·정방동

관광숙박업·상가·재래시장 밀집 옛 상권 중심지
이중섭거리 등 문화예술 육성 공동화 해결 노력
천지·중앙·정방동은 서귀포시의 중심이자 탄생지라고 할 수 있는 원도심인 서귀동에 속한 마을로 관광숙박업과 상가, 재래시장 등이 밀집돼 있어 옛 서귀포시의 상권을 주름잡던 곳이다. 다른 원도심과 마찬가지로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지만 최근 민·관 합동으로 문화자원과 연계한 원도심 활성화 노력으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천지연 폭포 품은 서귀포 서부관문 천지동
천지동은 서귀포시내 서부관문 지역으로서 동쪽으로 중앙동, 서쪽으로 대륜동, 남쪽으로 정방동, 북쪽으로 서홍동이 있으며 적어도 고려시대부터 서귀포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지동의 천지(天地)는 천지연 폭포를 끼고 있다는 데서 유래됐으며, 천지동은 아랑조을거리에서부터 나폴리호텔로 이르는 상가지역과 농업지역인 남성마을로 이뤄졌다.
1981년 시제실시 이전까지 서귀읍 서귀 2리와 서홍 2리로 불리어 오던 2개 마을이 1981년 7월 1일 서귀포시 승격과 동시에 서귀동, 남성동으로 변경되었으며, 이때 서귀동 일부와 서홍동 일부를 합쳐 서귀포 서부 관문에 있는 오늘의 천지동이 됐다.
남성마을은 삼매봉 바로 동쪽 지역에 있는 마을로 '주엇벵듸' 또는 'ㅤㅈㅞㅅ벵듸'라고 했다. 남성리는 옛날 '남당머리'하고 하였다는 데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1963년부터 남성리라는 독립된 마을로 파악되다가 1966년부터 서홍2리로 편제됐다가 서귀포시 승격 이후부터는 천지동 소속이 됐다.
비행장이 있던 서귀포 중심마을 중앙동
중앙동은 서귀리의 중앙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동이라는 데서 중앙동(中央洞)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중앙동은 행정구역상 법정동으로는 서귀동이며 시가지에서 아케이드상가 등 상권이 밀집돼 있다.
동쪽으로 동홍동, 서쪽으로 천지동, 남쪽으로 정방동, 북쪽으로 서홍동과 접하고 있으며 1981년 7월 1일 서귀포시 승격과 동시에 서귀1리와 2리의 일부를 합쳐 중앙동이 됐다.
중앙로터리(일호광장)는 일제강점기 때 비행장으로 만들어졌으며, 동서남북으로 활주로가 있었다.
해방 후 비행장은 공터와 목장 등으로 사용됐고, 남제주군 체육대회가 이 곳 활주로에서 열리기도 했다.
현재는 이 일대에 로터리와 왕복 6차선 도로가 조성됐고, 도로 주변으로는 대형 건물이 들어서 서귀포시 중심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사시사철 맑은 물 흐르는 정방동
정방동은 서귀1리와 서귀2리를 통합해 정방동(正房洞)이라 했으며 정방동이란 마을 이름은 정방폭포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동이라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옛 문헌과 옛 지도에 보이는 '정모(正毛)'와 '정방(正方)'은 '정모'의 한자 차용 표기이고, 이 한자 표기 정모(正毛)'와 '정방(正方)'을 '정방(正房)'으로 잘못 표기하면서 그것이 오늘날 굳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방폭로로 흘러들어 가는 내(동홍천)를 '애여릿내' 또는 '애이릿내', '애릿내' 등으로 부른다.
정방폭포 상류이자 동홍천 하류에는 정방폭포의 수원지인 '정모시'가 있는 데 사계절 용천수가 흐르는 곳으로 지금은 새로이 단장돼 시민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으며 여름철에는 가족단위 모임에서 물놀이 장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이 물을 끌어다가 서귀진성의 식수로 사용했으며 지역의 논농사 농용수로 사용하기도 했다.
정방동에는 이중섭미술관과 이중섭거리 등이 있고, 서귀포 봄맞이 축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특히 이중섭거리를 중심으로 서귀포문화예술시장과 자발적인 문화예술 공연 등으로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도시계획도로 개설 등 지역상권 활성화 숙원사업
천지·중앙·정방동은 서귀포시의 중심이자 탄생지라고 할 수 있지만 원도심으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역상권 활성화'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문화자원과 연계한 원도심 활성화 노력으로 올레꾼 등 관광객이 증가하고 호텔 등 대형건축물이 들어서고 있지만 지역주민과 관광객 등을 위한 대중교통과 보행환경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도심 중심가 지역 도로가 좁고 주차난도 심각해 보행자와 운전자가 불편을 겪고 있어 지역 실정에 맞는 도심 공간 활용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 기존 건축물과 최근 고층화 건물이 들어서면서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은 물론 조망권 침해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고 있으며, 교통 흐름을 원활히 하고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도시계획도로 개설도 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김지석 기자

"수려한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관광거리 조성 등 원도심 활성화를 통해 서귀포 중심지역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
한기준 정방동주민자치위원장은 "서귀포 중심지역인 서귀동은 건물이 노후되고 중심 도로가 좁아 상권이 쇠퇴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민·관 합동으로 문화자원과 연계한 지속가능한 개발 등으로 많은 관광객이 지역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중심상권과 이중섭거리를 잇는 서귀 소로 1-7호 구간을 확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도심이 발전하는 미래를 내다보는 지역개발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주민의 공동체가 회복할 수 있도록 주민 중심의 주민자치프로그램을 운영토록 하겠다"며 "아름다운 경관과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해 서귀포 중심의 도시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끝>
김지석 기자
kjs@je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