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 일도지구의 상권을 대표하는 것은 단연 ‘먹거리’다. 인구증가와 더불어 이 지역은 서민적인 분위기의 먹자골목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일도지구 먹자골목은 고마로를 중심으로 북쪽은 서해아파트와 신천지 아파트 사잇길이 경계이고, 남쪽으로는 한마음병원 아래 큰길부터 시작된다. 동쪽은 농협 하나로마트와 대유대림아파트 사잇길, 서쪽은 5.16도로가 경계다. 고마로를 양측으로 연수로와 신천서로, 인성로에 둘러싸인 사각형 모양의 지역에 특히 상권이 밀집돼 있다.
일도지구 남북을 관통하는 길이 1540m의 도로를 중심으로 여기저기 뚫린 골목을 따라 음식점 46개, 갈비집 18개, 단란주점 13개, 카페 5개 등 239개의 업소가 들어서 있다. 일도지구 곳곳에 골목은 계속 되지만 상가나 업소가 별로 없어 집중도가 떨어진다.
‘일도지구’라는 요령부득의 이름이 붙게 된 사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85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뒤 89년 11월 28일 착공해 93년 9월 30일 조성공사가 마무리돼 인구유입이 본격 시작됐다. 94년 6월 30일 사업준공이 이뤄져 일도지구는 지구지정 10년 만에 택지지구 조성이 마무리됐다. 일도2동과 이도2동이 전체 면적의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지만 토지개발공사가 공사명칭을 ‘제주 일도지구 택지개발사업’으로 정해 택지개발사업을 벌여 ‘일도지구’로 불리고 있다. 일도지구의 중심도로인 고마로(古馬路)는 원래 백성들로부터 징발한 말이 사육했던 곳을 의미한다.
일도지구의 가장 큰 특징은 값싸고 푸짐한 음식점이 많은 것과 인구증가로 인해 생활에 편의를 주는 다양한 점포들이 들어서 있다는 것. 일도지구 만큼 음식의 신·구가 만나고 동·서양 메뉴가 공존하는 동네도 드물다. 또 맛집이 한 동네에 몰린 경우도 찾기 힘들다.
오래된 선술집부터 인테리어가 근사한 호프집, 레스토랑까지 개성 넘치는 식당들이 많아 동네를 돌아다니는 즐거움이 크다.
인테리어라는 말은, 적어도 이 먹자골목에서는 사치다. 가게이름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이 골목을 단박에 알 수 있다. 또보세, 가령골회관, 다동뼈감탕, 수선화식당, 물허벅식당, 진국설렁탕, 옛날촌장집, 엉터리 숯불갈비…. 몇발짝 앞으로 나가면 정반대다. 델시, 엔드리스, 예지예, 애인, 쓰유, 다희, 개인생활 등 레스토랑과 카페가 즐비하다.
이 일대는 평일 정오가 가까워지면 점심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제주은행 연삼로지점·주택은행 일도지점·제주축협·동광신협 등 은행 7개소가 고마로에 몰려 있고 외국어학원·음악학원·미술학원 등 학원 16개소가 있다. 인근 건물의 직장인이 많이 오며 제주시청과 법원 인근 직장인들이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도 한다.
이 지역은 점심시간 후 잠시 한가해졌다가 오후 6시가 되면 다시 붐비기 시작한다. 직장인들이 이 일대 음식점에서 저녁회식을 갖는가 하면 골목 곳곳에 자리한 단란주점에서 여흥을 즐기기도 한다.
지난주말 일도주유소 앞 사거리. 일도주유소를 끼고 도는 신천서로 안쪽은 현란한 네온 불빛으로 빛났다. 이곳에서 시작된 요란한 네온사인은 건너편 고마로까지 화려하게 이어졌다.
도심의 취객들도 얼추 집으로 돌아갈 시각이지만 ‘먹자골목’은 오히려 이때부터 불야성이다. 어디선가 술을 마시고 ‘2차’‘3차’를 위해 이곳 음식점과 단란주점을 찾는 20∼40대들로 일대는 북적이기 시작했다.
신천서로 중간쯤에 위치한 ‘0숯불갈비집’. 10여개의 테이블 절반이 샐러리맨 손님들로 들어차 있다. “퇴근길에 친구들과 술 한잔을 하고 2차로 이곳에 왔다”는 회사원 김모씨(36·제주시 이도2동)는 “항상 이곳에서 술자리를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들과 회사근처에서 1차를 하고 이곳을 찾은 회사원 양모씨(30·제주시 건입동)는 “술안주는 삼겹살이 최고”라며 깡통구이집으로 들어갔다. 이 거리를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20∼40대 샐러리맨들. 회식을 끝내고 동료끼리 온 직장인들, 대학생들이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맞춰 ‘한잔 더’를 위해 이곳을 찾는다.
거리엔 웃음만 있는 게 아니다. 선술집을 운영하는 오모씨(45)는 “밤새 흥청이던 일도지구도 요즘은 많이 퇴색했다”며 “점점 일도지구를 찾는 손님이 줄어들고 있어 불황인 지역경기가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글=정용복 기자·사진=조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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