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와 도전의 더 큰 제주
무너지는 '제주해안' 살리자 2.부산 해운대

2012년 대대적 복원사업 돌제·잠제·양빈 작업
사업전 변적보다 2배이상 ↑…안정적 유지가 관건
'부산광역시'라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해운대 해수욕장이다. 남해지역 대표 해양관광지인 해운대는 여름철에 백사장에 파라솔과 인파를 가득 메우면서 장관을 이루면서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한다. 하지만 축구장보다 넓었던 백사장은 모래침식으로 급격히 줄었다가 최근 대대적인 복원사업으로 점차 옛모습을 찾고 있다.
△급격히 줄어든 백사장
우리나라 최대 해양휴양지인 해운대해수욕장의 백사장은 1947년 당시 1800여m의 길이에 70~80m의 폭으로 8만8000여㎡에 달했다.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국제규격의 축구장(길이 105m×폭 68m)의 12배에 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해운대 해수욕장은 해변에 모래를 공급하는 사구지역 경계에 제방이 건설되고, 도로와 고층빌딩 등이 들어서면서 모래유실이 심해졌다. 여기에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함께 파도의 강도 역시 강해지면서 백사장의 넓이는 급격히 줄었다.
지속적인 침식에 따른 모래유실로 인해 해운대 해수욕장의 백사장의 길이는 1460m에 폭이 42.5m로 1947년과 비교해 최대 절반정도 짧아졌고, 면적 역시 6만2000여㎡로 30%나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 여름 해운대 해수욕장은 1년전보다 눈에 띄게 달라졌다. 백사장의 폭이 예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옛모습을 되찾고 있고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 해변에서는 대규모 행사가 개최될 정도로 웅장한 백사장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여름이 지나 늦가을인 현재도 백사장에서 비치사커와 비치발리볼 등의 레저를 즐기는 부산시민과 관광들 때문에 불도저 등 중장가 투입해 모래를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해운대 해수욕장이 올여름 들어 확연하게 달라진 것은 3년간에 걸쳐 진행된 연안정비사업이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 2012년 11월부터 총사업비 435억원을 투입해 해운대해수욕장의 백사장 원형복원 사업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2017년 2월까지 연안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백사장 넓혀
부산수산청은 해운대 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해변 동쪽에 해안선과 수직방향으로 120m길이의 돌제를 건설했다. 돌제는 연안방향의 표사이동을 차단해 해안의 침식이나 항내 표사 유입을 방지할 목적으로 해안에 수직한 방향으로 돌출시켜 설치하는 제방이다.
그리고 해변 동쪽과 서쪽에 바다수중에 해안선과 수평방향으로 2곳에 전체 330m길이의 잠제도 함께 시설했다. 잠제는 파도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속에 설치한 수중방파제로 산호초처럼 파도의 강도를 분산시켜 해안선 침식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서쪽 끝인 웨스틴조선호텔 앞 바다 밑에 모래유출 방지공을 파고 돌로 만든 둑인 45m를 축조하기도 했다.
돌제와 잠제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서해에서 옮겨온 모래 36만㎥를 1차로 투입하는 양빈(다른지역의 모래로 유실부분을 메우는 작업)공사가 이뤄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다시 23만㎥의 모래를 쏟아부었다. 1차와 2차에 거쳐 양빈공사에 투입된 모래는 15t 화물차 5만9000대 분량으로, 63빌딩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막대한 양이다.
공사전에 평균 48.1m였던 백사장 폭은 1차 양빈 후 75.6m로 늘어났고, 2차 양빈 작업이 마무리된 4월에는 100.4m로 배이상 늘어났다. 백사장 전체 넓이 역시 복원사업전 6만9000여㎡에서 14만6000㎡로 2배 이상 넓어졌다.
돌제가 설치된 동쪽의 해변에 모래가 꾸준히 쌓이면서 전체 백사장 길이도 1460m에서 1500m로 40m정도 늘어나면서 50년전 보다 더 넓어졌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대대적인 연안정비사업 때문에 인위적으로 백사장이 넓어졌지만 앞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사업성공의 열쇠다.
양빈작업과 함께 돌제와 잠제시설로 연안침식을 최대한 방지하고 있지만 6개월이 지난 4일 조사결과 해변 폭은 92m로 6개월 사이에 8m정도 줄었고, 면적 역시 13만4000여㎡로 1만2000㎡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부산항만청은 투입된 모래가 해류에 의해 안정화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일부 백사장의 폭이 줄어들 수 있지만 해운대해수욕장의 최적의 조건인 폭 70m 수준은 충분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도 지역은 해안침식방지사업은 주로 모래유실이 심각한 해변에 모래포집기를 설치하는 등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 이와 달리 동해안과 남해안 등은 돌제, 잠제, 양빈 등 보다 체계적이고 과감하게 백사장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운대를 비롯해 동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연안정비사업으로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실제 성공을 거뒀는지는 장기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은 3년간의 연안정비사업으로 백사장의 폭이 40m에서 100m로 배 이상 넓어졌지만 이상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서해안에서 공수된 모래들이 강풍시 모래가 흩날리면서 황사처럼 뿌연 모래바람이 날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 7월 태풍 '찬홈'이 지나간 후 백사장에 중간에 바닷물이 고여 거대한 웅덩이가 생겼고, 모래지반이 단단해지면서 파라솔 설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해운대와 입자가 가장 비슷한 모래를 공수했고, 아직 안정화 단계에 접어기전에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강릉시는 42억원을 투입해 강문해변에 해안선과 수평으로 240m 길이의 잠제와 함께 양쪽으로는 모래 이동을 차단하는 돌제를 조성하는 사업을 지난해 12월 완료했고, 이후에 모래침식이 억제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밀려온 바닷물이 돌제와 잠제에 막혀 10여m 너비의 통로를 중심으로 빠져나가면서 급류가 발생하는 부작용도 나타나면서 안전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제주지역에서 해변복원사업이 추진될 경우 체계적인 모니터링으로 정확한 해안침식원인을 파악하고, 동해안과 해운대 등 연안관리사업을 벤치마킹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