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자도서 씨알 좋은 감성돔과 돌돔을 낚아올린 강서원씨.
 그동안 마라도의 명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가파도가 새로운 낚시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가파도 지역에는 요즘 연일 벵에돔이 마릿수로 배출돼 화제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본섬 이외에도 여러 개의 간출여를 끼고 있어 벵에돔과 감성돔 낚시터의 최적지이기도 한 가파도는 제주도로부터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어 1박2일 낚시코스로도 부담이 없다. 모슬포에서 매일 두 차례(오전 8시30분·오후 2시) 운항하는 정기여객선 삼영호를 이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섬 낚시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가파도의 벵에돔 포인트로는 본섬의 하동방파제 두섬과 과부탄(일명 홀어미섬) 도깨·자작코지 등을 꼽을 수 있으며, 감성돔 포인트는 본섬 볼라닥 코지를 비롯해 큰아근여 넓게 등이 유명하다. 봄철에는 볼락이 잘 낚이며 장마철 해초가 녹아들 때면 대형 감성돔이 출현해 낚시인들을 흥분시키는 곳 또한 가파도이다.

 매년 11월 하순을 기점으로 추자군도 감성돔 낚시시즌이 시작된다. 해마다 낚시계에 많은 화제를 뿌려온 추자도 감성돔 낚시가 올해에는 어떠한 화제거리를 남길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에도 좋은 포인트를 차지하기 위한 낚시인들의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포인트 때문에 뼈 속까지 파고드는 추위 속에서 새벽 2시부터 부속섬으로 나가 날이 새기를 기다리는 낚시인들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작년 시즌의 경우 심지어는 시간당 1만원에 사람을 고용해 포인트를 지키게 하는 작태를 연출하기도 했다. 일부 몰지각한 낚시인들 때문에 건전한 낚시인들이 매도되는 상황이고 보면 요즘 거론되는 낚시면허제도를 부분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바람직하게 여겨질 정도다.

 낚시란 출렁이는 바닷물과의 만남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어쩌면 돔을 낚느냐 못 낚느냐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고기에 대한 욕심을 조금씩만 버리고 수려한 자연경관이 주는 아름다움 속에서 그야말로 낚시를 레저로 즐기려는 낚시인들의 자세가 아쉬운 시점이다.<임현호·해원레포츠 필드테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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