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여기 뜨끈한 쌍화차에 계란 노른자 동동 띄워 한 잔!”

 찻집 문을 열 때마다 떠올리게 되는 실없이 웃긴 얘기.

 그러나 실제로 백작약, 숙지황 등의 약재를 함께 넣고 달인 쌍화차와 계란 노른자는 음식궁합이 잘 맞아 피로회복, 몸이 허한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집집마다 계절마다 마시는 차가 다르다. 여름에는 주로 오미자자·매실차를, 겨울에는 따끈한 생강차·모과차를 마신다. 찬바람이 불어오기에 감기, 기침 등을 염려한 안주인의 배려다. 차를 마시는 것도 단순한 음미가 아닌 건강이 따라와야 하는 시대다.

◇십전대보탕 “숙취·원기회복에 좋다”

 “숙취에 좋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자주 남편에게 해 주죠”

 김경주씨(49·서귀포시 서호동)로 겨울 한방차로 즐겨 만드는 것이 십전대보탕이다.

 숙지황, 인삼 등 10가지 한약재를 넣어 달인 십전대보탕은 원기를 돕고 보혈작용을 하기 때문에 숙취에는 물론 산후조리에도 좋은 보약이다.

 김씨는 “약주발에 가득히 담고 여기에 찹쌀 한과를 곁들여 내놓으면 남편뿐 아니라 애들도 맛에 익숙해져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제철에 담궈 둔 매실차며 인삼주 등을 기호에 따라 내놓기도 한다.

◇모과차 “기침·감기·술독을 풀어준다”

 “손님 대부분이 맛보다 향에 먼저 취해 자주 드시더라고요”

 15년 째 한방차를 우려온 김영숙씨(41·연동·찻집운영)는 요즘 감기 걸린 손님들에게 쌍화차와 모과차를 권한다고 했다.

 “기침과 감기에 좋은 약효를 내는 모과는 맛이 시고 떫어 차로 만들어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하더군요” 김씨가 담근 모과차는 향기가 진하고 맛이 짙다.

 모과차는 기침과 감기는 물론이고 술 마신 다음 날에 술독을 풀어주기도 한다. 신경통, 요통증세에도 잘 듣는다.

 따뜻하게 데워 둔 찻잔에 모과와 꿀을 섞은 모과시럽 2큰술을 넣고 끓는 물을 부은 다음 얇게 채 썬 대추와 호도를 띄워 내놓는다.

 김씨는 “예전에는 차라면 으레 녹차나 오미자차에 한정됐던 손님들이 요즘엔 기호에 맞는 차를 찾는다”면서 “요즘 노른자 띄운 쌍화차 찾는 젊은 손님도 많아 차 한잔도 건강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외에도 몸을 보하는 건강차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유자차 “신경통·중풍예방·치료”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향이 일품인 유자차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뇌혈관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중풍을 예방하며 신경통에도 좋은 약효를 낸다.

 암을 예방하는 비타민C와 카로틴도 풍부하다.

◇진피차 “피로회복·감기예방 약효”

 감귤 말린 껍질을 진피라 하는데 이를 끓여 마시면 향이 진하다. 귤껍질에는 과육보다 많은 양의 비타민C가 들어있어 피로회복·감기예방·식욕증진·미용효과가 있으며 진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는 건강차다. 잘 말린 감귤껍질을 찻주전자에 담고 5컵의 물을 부어 은근한 불에서 끓이다가 물이 4컵 정도로 줄면 찻잔에 따라서 꿀을 적당히 넣어 마신다.

◇사삼문동차 “만성 기관지염·입이 마르는 데 효과”

 더덕은 인삼을 대신할 만큼 약효가 좋은 보혈제다. 주로 더덕을 양념해서 먹는데 이를 달여 건강차로 마시기도 한다.

 사삼문동차는 사삼, 맥문동, 생감초 등을 물에 달여 마시는데 특히 노인이 만성 기관지염으로 인해 기침이 잦으면서 오래 계속될 때 좋다.

◇국화차 “현기증·귀울음 증세에 좋아”

 국화차는 노란 꽃을 피우는 식용 국화의 꽃을 이용해서 끓이는 향기로운 차로 열을 내리고 독소를 중화시키며 현기증·귀울음 증세에 잘 듣는다. 말린 국화는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다. 말린 국화를 끓는 물을 부어 찻물이 우러나면 꿀을 조금 넣고 마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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