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이 지났는데 단어를 말하지 못해요”

 “생후 6개월 즈음, 장난감을 갖고 놀다보면 옆에서 누가 불러도 전혀 반응이 없었어요. 매번 이런 일이 반복됐고 아이와의 눈맞춤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지요”

 “두 돌이 되어 가는데 ‘엄마’라는 말도 안하고 행동발달이 늦어 걱정입니다”

▒눈빛·몸놀림 하나에 담긴 의미
 아이들의 행동발달에 대해 부모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이의 반응이나 언어발달에 별다른 이상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으나 병적으로 늦된 것인지에 대해 너무 무심히 지나치는 것도 경계해야할 일이다.

 아이의 발달속도가 단순히 늦은 것과 병적으로 늦은 것 사이에는 전혀 다른 징후들이 따라 다닌다.

 아이의 발달 지체는 정서적인 문제와 언어·인지 능력 등 지능문제, 또래간의 문제, 운동능력 문제 등 복합적으로 얽혀져 함께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징후들 중 대부분은 만 3세 이후에나 감지할 수 있거나 아이가 더 자라 취학하고 난 이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어린 아기를 둔 부모들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설마 내 아이가 발달장애?
 병적으로 늦된 아이들은 발달지체로, 더 나아가 발달장애로 진행될 수 있다.

 발달장애는 전반적으로 발달장애라 부르는 자폐증, 언어와 학습장애, 주의력 결핍 과잉운동장애, 애착장애 등 아이의 성장발달 과정에서 올 수 있는 온갖 유형의 장애를 말한다.

 여기에는 발달장애 부모들이 소위 말하는 ‘발달이 늦다’, ‘문제의 소지가 있다’, ‘병적으로’ 등의 징후를 포함한다.

 최근 과도한 조기교육 열풍과 신종 소아정신질환이 대두되고 자폐증이나 유사 자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애착장애 등이 부모들에게 알려지면서 속속 그 실례가 등장하게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설마 내 아이가 장애?’라는 의구심 때문에 성급한 진단이나 치료를 망설인다.

 실제 이런 발달장애는 몇몇 장애를 제외하고는 만 5세 이후에나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만 3세 이전에는 아이의 발달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기에 평생 질환이나 다름없는 발달장애를 미리 선고할 수 없다.

 학습장애나 과잉행동장애의 경우도 아이가 취학한 이후 또래들과 함께 하는 학습과정 속에서 그 징후가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내리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언어·놀이·음악 등을 통해 치유
 하지만 아이가 ‘늦되다’, ‘발달장애다’라고 해서 지레짐작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언어장애가 있을 때 그 원인이 인지능력이 떨어진 것이라면 발달장애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지 청력 이상을 부모가 알아차리지 못해 언어장애가 온 것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원인 치료 후 언어교정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학습장애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이의 읽기 장애가 원인이 되어 학습장애가 온 것이라면 읽기 대신 다른 방법으로 아이에게 지식을 전달할 수도 있다.

 그러면 아이는 단지 읽기가 어려울 뿐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보통아이들과 똑같은 교양과 지식을 갖출 수 있다.

 진단이 어려워도 아이의 이상 징후를 일찍 알아차린다면 그만큼 대처가 빨라져 아이에게 생활 적응능력을 훈련시킬 수 있다.

 서상원 원장(서상원정신과의원)은 “부모들은 아이가 만 2세가 다 되었는데도 걷지 못하거나 엄마와 시선을 맞추지 못하거나 두 단어를 연결해 말하지 못하는 등의 상태를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서씨는 “이때에는 전문의에게 조언을 구해 진단에 따라 언어·놀이·음악·그림·재활치료, 약물치료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글=현순실·사진=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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