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자마자 병원에서는 제조분유를 먹이고, 퇴원 후에도 산모들은 무의식적으로 이유식을 사다 먹인다. 분유업체에서는 한통에 몇 만원씩 하는 이유식 제품들이 해매다 쏟아지고, 각종 무료 샘플과 1회용 분유까지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의 입맛을 생각하지 않은 시판 이유식에 대한 우려도 높다. 인스턴트 이유식 섭취 과연 바람직할까?


이유식은 보통 생후 4개월부터 물과 섞은 과즙이나 쌀뜨물 등을 먹이기 시작해 서서히 열량·철분·비타민 등을 늘려나가야 한다.

‘이유(離乳)’는 단순한 영양보충만이 목적이 아니다. 젖꼭지대신 숟가락으로 먹는 것을 연습시키면서 빠는 것에서 음식을 부수거나 씹는 것으로 이행시켜주는 중요한 과정. 다양한 음식을 접하면서 색과 맛에 대한 습관을 익히고 여러 가지 영양소를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무시되고 시판 이유식을 물에 개어 먹게 하는 것이 바로 인스턴트 이유식. 가루 이유식과 자연식 이유식의 차이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채 마치 ‘종합 비타민’을 먹이듯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인스턴트 이유식을 먹이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인스턴트 이유식을 먹은 아이들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도 그것이 어떤 식품 때문인지 알 수 없어 제대로 예방하기 힘들다. 특히 남양·매일 등 유아가공식품 전문회사가 아닌 일부 선식 대리점이나 매장에서 파는 아이 이유식의 경우 위생상태와 검증되지 않은 품질 등으로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소화력. 시판 이유식은 비록 각종 식품이 첨가돼있지만 칼슘, 단백질, 철분 등 특정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쌀·야채·과일·계란 등을 넣어 1·2단계별로 영양소를 서서히 올리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은 빼고 아이의 입맛에 맞는 음식은 넣어주는 게 ‘이유식 만들기’의 기본방침이다.

임형석 임소아과 원장은 “무엇을 잘 먹고 안 먹는지 아기의 입맛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부모들이 줄고 있다”며 “맞벌이 증가도 이유이겠지만 편의성 때문에 무조건 시판 이유식을 먹이려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임 원장은 “돌이 지나면 무조건 젖꼭지를 떼고 대신 컵이나 수저를 이용하는 것이 치아건강에 좋으며 되도록 밤중에 먹이는 것은 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모유를 먹이고 아기의 월령에 맞게 엄마가 직접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는 것이 좋다. 식품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달걀, 우유, 대두, 생선, 견과류 등은 무작정 먹이는 것보다 먹여본 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지 체크한다. 반응이 있으면 해당 식품을 한달 정도 먹이지 말고 있다가 다시 테스트해보는 게 좋다. 보통 쇠고기, 감자, 고구마, 과일, 채소, 미역 등이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글=김미형·사진=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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