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강창일

가족위해 희생·인내하며 물질
해녀정신 해외에서 먼저 인정
사라질 위기 국제적 보전 필요

제주의 해녀문화는 어머니의 땅 제주를 떠올리게 하는 문화입니다. '제주다움'을 대표하는 제주 해녀문화가 다가오는 11월 유네스코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것인지 여부가 결정됩니다. 이번 세계 인류문화유산 등재에 반드시 통과해서 제주해녀의 문화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후대를 양성하여 해녀의 전통성을 이어나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제주에서 4번의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제주 대표 국회의원으로서 해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제주해녀는 수백 년 동안 살을 에는 듯한 겨울바람과 얼음장같이 차가운 바닷물을 맨몸으로 품어왔습니다.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는 해녀 속담이 있을 정도로 해녀의 '물질 작업'이 위험하다고 합니다. 억척같은 파도에도 약을 먹어가며 해녀들이 물질을 놓지 않은 이유는 가족을 위해 인내하고 희생하는 해녀정신 때문입니다. 그런 제주해녀의 정신은 '뉴욕 타임즈'에 보도될 정도로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제주해녀의 수는 산업화와 관광개발 등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자치단체 등록 기준으로 4300여명이 남아있는데, 이 가운데 70대 이상이 무려 60%이고 20~30대 해녀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고 합니다. 더불어 물질을 배우려는 사람이 해마다 줄면서 앞으로 20년 후면 1000여명 정도 밖에 남지 않아 점차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해녀가 사라지면 오랫동안 해녀가 명맥을 잇고 만들어온 물질 기술과 공동체의 삶이 모두 바다에 쌓은 모래성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이런 우려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 2013년 12월 제주해녀를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유네스코에 심사를 신청했습니다. 제주해녀 문화는 자연, 생태, 환경, 문화 다양성과 같은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가치와 이상을 담고 있어 세계인의 공동문화유산이 될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주해녀가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하루 속히 제주해녀가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등재돼 국제적 차원에서 보전과 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제주 바다 전역에서 해녀의 숨비소리가 영원히 울릴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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