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 국제탐춤축제.
 각 지역마다 ‘축제 풍년’이다. 문화관광부가 파악하고 있는 지역축제는 480여 개. 이는 그나마 세시풍속·역사인물·특산물 등 소재가 명확한 것만 간추린 것일 뿐이고 1회성 이벤트나 소규모 관광축제까지 합하면 800여 개에 이른다.

 도내에도 수십개의 지역축제가 열리지만 성공작이라고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축제는 별로 없다.

 도내 축제 대부분이 뚜렷한 정체성을 갖추지 못해 조잡한 이벤트성 행사에 그치면서 그것이 그것이고 볼거리·즐길거리 없이 먹거리뿐이라는 공통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성공적인 축제로 가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인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고 있는 지역축제중 문화관광부 선정 2년 연속 최우수축제인 안동국제탈춤축제를 살펴보면 해답은 아주 평범한데 있다.

 올해 안동탈춤축제는 지난 10월5∼14일까지 10일간 낙동강변과 하회마을 일원에서 펼쳐졌다. 이 기간동안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은 66만여명.

5회라는 짧은 연륜 속에 이 축제가 성공축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1000여년 간 이어오고 있는 안동지역의 독창성 있는 뿌리깊은 문화를 바탕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구체적 프로그램으로 구현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참가자는 손님이 아니라 축제를 함께 하러 온 사람들이라는 점에 충실, 함께 즐기는 축제를 만들고 있다.

 탈춤축제는 9개 분야에 67종의 각종 프로그램을 담고 있는데 볼거리를 비롯해 참가자들이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20여 개나 있다. 장애인 한마당까지 마련, 불편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다음은 주민과 함께 하는 축제 실현이다. 탈춤축제는 안동시가 주최하지만 관료사회의 경직성을 탈피하기 위해 축제추진위원 44명과 집행위원 60명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축제준비위원회에서 기획·운영 등 모든 사항을 결정하고 행정은 지원만 한다.

 관내 87개 단체 2만6000여명이 축제의 주관행사를 맡거나 자매결연을 통해 참여하고 있다.

 ‘축제는 사회를 바꾸진 못하지만 인간을 움직이게 한다’고 했다. ‘축제란, 체험을 나눈다는 공통의 내용을 가지고 잔치를 통해 공동체가 함께 교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고전적 명제를 들춰내지 않더라도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긴밀하게 결합하지 못하는 축제는 성공할 수 없다.

 탈춤축제에 인기연예인을 내세운 군중동원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연예인을 동원하고 백화점식 프로그램 나열이 아니라 정체성의 부각, 함께 즐기는 축제, 주민과 결합한 축제가 성공의 열쇠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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