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이라면 누구나 ‘나는 누구일까’라는 정체성 찾기에 고심한다. 도청소년종합상담실의 카운셀러 부정민씨(32·삼양2동)는 그런 고민이 남달랐다. 그래서일까. 결국은 고교졸업후 심리학과를 택했고, 지금은 자신의 고민해결보다 남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상담역이 됐다.

그는 9시 출근과 동시에 컴퓨터를 켤때면 사이버 상담 초기의 기억이 생생하다. “재작년 여름 사이버 상담실을 개설하자마자 상담이 폭주해 컴퓨터 자판만 두드린 기억이 나요. 그만큼 우리 청소년들이 자신의 고민을 들어줄 창구를 찾지 못해 허덕인 건 아닐까요”

부씨는 사이버 상담에 즐거움을 부여한다. 부씨는 “일반적인 상담실을 찾는 이들은 한정돼 있을 정도로 문턱이 높았다”며 “그러나 사이버 상담실은 시공을 초월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마음을 곧바로 다독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즐겁다”고 말했다.

사이버 세계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부씨는 늘 그것을 느낀다. “제주가 아니라 다른 지방에 사는 이라도 비록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하지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부씨는 “가출소녀가 사이버 상담실에 글을 올려 이 곳을 들른 또래와 상담원들의 조언 덕분에 자신의 집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사이버 세계에서만 가능한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씨는 앞으로 채팅상담이 보강되기를 희망한다. 채팅상담은 1대1 대화를 나누는 것이어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즉시 문답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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