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 컴퓨터 애니메이션 「덤불속의 재」「우산」등으로 색깔 있는 이성강 감독의 장편 데뷔작에 40억원의 제작비, 2년여 제작기간, 안성기·이병헌·배종옥 등의 목소리 연기까지 가세, 「마리 이야기」는 설레임을 잔뜩 부풀려 놓았다.
바닷가 외딴 마을에 사는 소년이 신비한 구슬을 통해 요정 마리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그러나 밋밋한 시나리오는 어린 시절의 아련한 향수를 자극할 뿐이다. 남우와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겉도는 마리에게 정서적 교감은 일어나지 않는다.
화장실 벽의 낙서나 곳곳에 붙여진 수배 전단지, 하루에도 수없이 빛깔이 달라지는 어촌 풍경 등, 이 애니메이션의 환상적 세공은 현실로 통하는 창이 아니라 현실을 치장하는 무늬 벽이 될 뿐이다. 막대한 자본과 기술의 축적이 구멍난 시나리오를 메울 수는 없는 것이다.
80년대 그룹 ‘어떤 날’출신으로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인 이병우가 맡은 영화음악은 「마리 이야기」가 건네는 선물일 듯하다.
제민일보
webmaster@jemin.com



스릴넘치는 카지노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대박찬스 바로 당신이 주인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