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 6. 서귀포중학교

홍리리 제주여성자활지원센터장 언어중요성 역설
욕설, 식물 성장에도 악영향 연구결과 잇따라 발표
"차이·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 존중하는 자세 필요"

식물도 고운말에 반응

최근 식물도 오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고운 말'을 들려준 식물은 풍성하게 자라는 반면 '나쁜 말'을 들려준 식물은 앙상하게 메말라갔다는 연구결과다.

식물이 고운 말을 알아듣고 반응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식물이 고운 말의 주파수와 나쁜 말의 주파수가 다른점을 구분해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찰스 다윈은 이미 식물에 음악을 들려주면 생육을 촉진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음악을 이용해 식물의 생장을 촉진하는 방법은 특허로도 등록돼 있다.

말은 인간의 성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국내 과학 전문지를 통해 공개된 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마틴 타이커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어린 시절 언어폭력을 많이 당한 사람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뇌량과 해마부위가 매우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량은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다리역할을 하는데, 이 뇌량이 손상될 경우 좌뇌의 지각능력과 우뇌의 감각능력이 원활하게 오고가지 못해 어휘력과 사회성 등에 문제가 생긴다.

또한 뇌에서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 문제가 생기면 쉽게 불안해지고 우울증이 찾아올 확률이 높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언어폭력이 뇌량과 해마를 위축시키는 이유는 몸에서 강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분비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제주 청소년 언어폭력 심각

이달 11일 제주도교육청이 발표한 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온라인 조사결과 도내 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피해 유형(중복응답) 가운데 언어폭력이 572명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사실상 언어폭력의 일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 사이버(휴대전화) 괴롭힘 138명을 포함하면 전체 피해자(1694명)의 57%를 넘는다.

이처럼 학생들 사이에 만연한 각종욕설이 결국 각종 범죄의 잠재적인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치관과 인식이 형성되는 시기의 학생들에게 일상화된 욕설과 언어폭력 등은 개인의 인성과 정서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아카데미의 강사로 나선 홍리리 제주여성자활지원센터장(전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은 "누구나 자신이 듣고싶은 말이 있고 듣기 싫은 말이 있다"며 "하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과 듣기 싫은 말은 사실상 같다"고 강조했다.

홍리리 센터장은 "말이 식물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인간도 욕설을 많이 듣거나 하는 경우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폭력은 폭력과 갈취, 집단따돌림, 무관심 등 다양하지만 최근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언어폭력 이라며 무심코 던진 농담이 상대방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욕설은 결국 폭력이 될 수 있다며 폭력은 범죄이며, 범죄는 근절돼야한다"고 말했다.

욕설은 폭력, 폭력은 범죄

홍 센터장은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홍 센터장이 학생들에게 '서로 차이가 나는 점'에 대해 묻자, 학생들은 차이에 대해 '외모' '성격' '키' '능력' '생각' '특기' '취미' '관심사항' '꿈'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홍 센터장은 "외모나 특기 생각 등 학생들이 꼽은 차이 는 세월이 흐르면 바뀌거나 바꿀 수 있다 며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차이 때문에 차별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차이가 변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차별할 필요가 없다"고 피력했다.

그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보편적 권리인 인권을 잘 지키려면 인성, 즉 인간 됨됨이가 중요하다"며 "차이가 무궁무진하게 변하는 시기인 청소년기에 규칙과 인권준수를 위한 인성에 대한 배움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홍 센터장은 인성은 나로부터 출발하는 것 이라며 자신이 경험한 만큼 상대방이 경험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의 인성이 좋아야 상대의 인성 또한 좋아보인다 라고 덧붙였다.

매일 아침맞이 등교인사로
교육공동체 존중문화 형성

1946년 10월 개교한 서귀포중학교(교장 양덕부)는 바른 인성을 지닌 창의적 인재 육성 이라는 교육목표 아래 학생들의 인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서귀포중학교는 교직원과 학생 등 교육공동체가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아침맞이 등교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8시30분까지 교장을 중심으로 교사들이 교문에서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인데, 올바른 품성을 갖출 수 있도록 선도 위주의 생활지도가 주요 방향이다. 이를 통해 인권 자율 책임을 중시하는 인성교육의 강화와 건전한 학생상 정립에 노력하고 있다.

또 2학년들을 대상으로는 매년 인성수련을 열고 있다. 학생들이 협력 속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공동체 의식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학교는 자신에 대한 성찰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통해 꿈이 있는 청소년, 도약할 줄 아는 청소년, 관계를 맺을 줄 아는 청소년, 적극적인 청소년, 나눔을 실천하는 청소년이 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독서활동을 통해 간접적 경험의 폭을 넓히고 올바른 인성과 바람직한 가치관 형성을 유도하고 있다.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15분간을 사제동행 자율독서시간 으로 정해 학교 구성원 모두가 독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정체감 확립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학생들의 자존감 향상을 위해 각종 수상자들이 교장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다. 교육공동체간 존중감을 확인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양덕부 교장은 "청소년기에 올바른 인성을 갖추기 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학생들의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전 교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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