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검찰청이 25일 김정길 법무부장관의 연두방문을 앞둬 한때 민원인 주차장을 폐쇄,민원인 등으로부터 큰 불만을 샀다.

 특히 검찰은 장관 도착 예정시간이 이날 오후 3시35분임에도 아침 일찍부터 주차장 출입을 막아 “과잉 충성심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제주지법과 한 울타리에 청사를 두고 있는 검찰이 40여대 수용능력의 주차장을 폐쇄함에 따라 평소에도 주차난을 겪던 법원 주차장이 넘쳐나 청사내 곳곳이 차량들로 꽉 들어차고 청사 주변 이면도로마저 북새통을 이뤘다.

 한 민원인은 “갑자기 주차장이 폐쇄돼 의아했는데 장관 방문 때문이라니 어이가 없다”며 “국민의 정부임을 자처하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이런 구태를 보이느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법원과 검찰을 찾은 민원인들이 차를 세우지 못해 곳곳에서 불만을 터뜨린데다 신문·방송등 언론에서 사진촬영에 들어가자 검찰은 오전 10시30분께 주차장 입구에 늘어뜨린 장애물을 치워 출입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준 일부 검찰직원들의 태도 또한 가관이었다.사진을 찍는 기자들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할 일이 그렇게도 없느냐”고 비꼬기도 했다.제주지검 최고 지휘관이 평소 언론을 보는 시각을 그대로 나타내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항명파동등 각종 우여곡절을 겪으며 내세운 ‘원칙과 기본이 바로 선 검찰’은 어디 가고 민원인 위에 군림하는 검찰만 남았는지 안타까운 생각마저 든다.과공(過恭)도 비례(非禮)라고 했거늘.<고두성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