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야 2개월…쓰레기 대란 시간문제"

혼합폐기물 반입제한에 매립량 줄어도 쓰레기 여전
봉개매립장 5600㎥ 남아…민간 야적장마다 '수북'
환경자원순환센터 준공시기 불투명…해결책 감감

"서부매립장 매립률 99.9%라는 것은 매립 가능량이 1t 트럭 차량 1대 규모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쓰레기 대란은 시간문제입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제주시 봉개매립장 2공구 현장에서는 포클레인을 이용한 쓰레기 매립 공사가 한창이었다. 

제주시가 지난달 1일부터 소각재와 건설폐기물, 혼합 쓰레기 반입을 제한한 이후, 하루 매립량이 8월 기준 374㎥에서 이날 기준 87㎥로 크게 줄었지만 '만적'을 미루기엔 역부족이었다. 

30일 기준 매립 가능면적은 5600여㎥로, 매립률이 99.7%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합 쓰레기 반입 제한'으로 앞으로 2개월의 시간을 벌었지만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봉개매립장으로 미반입된 쓰레기들은 중간처리업체 사유지에 야적되고 있었다. 처리 가능 시기가 미뤄질수록 2차 피해 발생이 불가피한 상태다.

한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는 "고통분담 차원에서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어쩔 수 없지 않냐"고 푸념했다.

또 봉개매립장 3·4공구에는 도외로 반출하지 못한 압축 쓰레기인 '고형연료' 4만여t이 야적돼 있어 쓰레기 처리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봉개매립장 관계자는 "2공구를 제외한 1·3·4공구는 이미 만적된지 오래"라며 "하수슬러지를 다른 매립장으로 옮기지 않는 한 만적은 시간문제"라고 한숨을 쉬었다.

다른 매립장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도에 따르면 제주시내 매립장별 매립률은 10월 31일 기준 서부매립장 99.9%, 동부매립장 97.9% 등으로, 만적 시기는 빠르면 이달 말로 조사됐다.

쓰레기 대란의 해결책으로 꼽히는 환경자원순환센터 준공은 구좌읍 동복리 주민과 행정 간 갈등 재점화로 한달째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다.

동복리는 제주도가 전기발전시설 수입 환원 등 협의사항 3건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1일부터 공사중단을 위한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공사 재개 시기는 불투명하다.

도 관계자는 "하수슬러지 처리 문제는 다른 매립장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해결할 것"이라며 "동복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협의를 통해 풀어나가고 있으며, 공사 재개를 통해 센터 준공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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