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이 똑같은 잘못이 계속 반복되면서 서서히 침몰하고 있음에도 관계 당국은 ‘철저한 단속’이라는 입에 바른 소리만을 되풀이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31일 서울에서 제주에 관광차 왔다가 제주공항 농특산위탁판매장에서 감귤을 산 최기춘씨.

 5kg 한 상자에 1만2000원으로 서울보다 다소 비쌌지만 모처럼 신선한 감귤을 맛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 직장 동료와 한상자씩 샀다.집에 도착해 감귤상자를 펼친 순간 3분의 1은 썩어 있었고 나머지는 딱딱하게 말라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며 감귤 판매처와 생산자를 고발하는 내용의 글을 제주시 인터넷 홈페이지 ‘신문고’에 띄우고 제주시 당국의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제주시는 2일 이에 대해 현금 또는 현물로 교환할 수 있다는 답변과 함께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지도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는 지난달 18일에도 관광객이 ‘신문고’를 통해 제주공항에서 귤의 70% 이상이 시들고 상했다는 지적과 함께 시정조치를 요구했을 때도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지도단속을 실시하겠다”며 글자하나 틀리지 않는 답변을 한 바 있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기보다는 형식적인 답변에만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학준씨는 신문고를 통해 “며칠전 ‘철저단속’을 다짐했건만 똑 같은 사례가 발생했다는 것은 철저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거나 ‘신문고’상의 키보드로써만 단속이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제주시의 전시 행정을 강하게 질타했다.<이재홍 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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