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 문화로 꽃 피우다8-정선 아리랑 3

아리랑 지역 경쟁 치열…교육 연계·조례 제정 등 편차
유·청소년부터 일반, 외국인까지 접근 통로 확보 눈길
제주'해녀의 전당'사업 등 속도…거점 한계, 활성화 미미

문화자산에 대한 고민은 이미 여러 시도로 현실화해왔다. 제주해녀문화의 콘텐츠화는 기록자원을 구축하고 전통 보존과 계승을 위한 작업과 이를 사회 현상과 접목하는 시도와 이를 원천 소재로 활용한 상품화로 정리한다. 지자체 차원은 물론이고 관련 단체들에서 결과물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축제나 재연 행사 이외의 특별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유사 프로그램 난립

제주도는 지난 2014년 해녀문화산업 진흥 조례를 만들고 '해녀문화사업자'를 정의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이전에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았지만 산업화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아직이다. 제주해녀문화 보존 전승 5개년 계획처럼 '해녀문화산업 진흥에 관한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조항이 무색한 상황이다. 공모전 등을 통해 콘텐츠 가능성을 살피고, 문화상품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지만 '지속가능'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2006년 문을 연 해녀박물관이 일종의 문화 랜드 마크 역할을 하고 있고, 해녀축제를 열고 있다고 해서 안심하기 힘들다. 해녀축제와 유사한 콘텐츠가 부산 기장군 등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고 해녀문화를 직접 접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여럿 된다. 지난 2017년 문화재청이 주도한 '국가무형문화재 해녀 전승활성화 사업' 첫 공모에서 제주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중 거제해녀아카데미는 제주의 해녀학교 등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했다. 해녀가 직접 참여하는 토크 콘서트와 직접 바다에 들어가는 해녀 체험, 직업양성반까지 꾸렸다.

△ 무형유산 활용 대표 사례

역시 무형유산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리랑'은 그 사정이 더하다.

정선은 물론 문경과 진도, 밀양 등에서 아리랑이라는 문화콘텐츠 활용에 힘을 쏟고 있다.

축제는 기본이다. 정선아리랑제와 문경세제아리랑제, 진도문화예술제-아리랑 축제, 밀양 아리랑대축제가 각각 열린다.

아리랑을 모티브로 한 길도 있다. 정선이 아리랑고갯길을, 진도와 밀양이 각각 아리랑길을 냈다. 진도아리랑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에는 전수회 또는 보존회가 있어 맥을 잇는 작업도 한다. 국립아리랑박물관과 국립아리랑센터, 민속문화예술특구 지정 등 지역에 필요한 인프라 유치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지자체 차원에서 테마관광지를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는 곳이 다름 아닌 정선이다.

정선군은 지난 2008년 '정선아리랑조례'를 제정하고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이를 중심으로 아라리촌, 아리랑박물관과 전시문화공연센터를 건립한다. 

정선아리랑학교와 정선아리랑제위원회가 있어 관련 기록 전수는 물론 음반·공연·책 분야로 콘텐츠 영역을 확대했다.

정선아리랑극만 놓고 보더라도 2000년부터 문화관광부가 지원하는 지역 문화관광상설프로그램으로 활용하기 시작해 지속적으로 작품을 만들어 내놓는 노력을 기울였다.

△문화 관련 소통 통로 활용

정선아리랑연구소가 운영하는 아리랑학교는 1993년 여름 체험 프로그램 형태로 운영하던 것을 1997년 폐교 문화공간화사업과 연계해 키웠다. 아리랑공연예술원 역시 폐교를 리모델링해 2006년 개원해 아리랑극 상설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정선군 첫 전문문화예술공연 소극장인 아라리예술극장도 이 곳에 있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정선아리랑의 전승·보존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정선아리랑을 알리고 문화복지를 증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온고지신'으로 나눈 사업 운영방식도 흥미롭다.

교육사업인 '온(溫)'파트에서는 공직자 정선아리랑 직무연수·정선아리랑 춤사위 보급·정선아리랑 상설운영 체험관 '아라리학당'운영·지역특성화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유·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현장체험학습사업과 문화예술동아리 육성 등 보존과 현대적 계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고(故)'보존사업으로는 해외동포아리랑 총서 발간과 정선아리랑 전수보급, 정선아리랑 전수자 외래강사 초빙 교육 운영, 대한민국 3대아리랑 무형문화재 교류사업 등을 꾸린다.

지원사업 '지(知)'는 세계화와 보급·전파 활성화를 위하여 외국인 체험 프로그램 거점 활용과 차별화된 해외홍보와 지속적 국제 교류 네트워크 구축, 정선아라리 꿈의 오케스트라 운영, 디지로그 북 정선아리랑 문화지도 발간,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운영 등을 내용으로 한다.

'新'연구사업도 정선아리랑 다국어 홍보물 제작, 정선아리랑 문학상 공모, 세계무형문화유산 대한민국 대축제 추진 등 정선 아리랑의 문화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가고 있다.

△ 다양성 모색 주문도

제주해녀 역시 해녀박물관을 거점으로 키우기 위한 다각적 논의가 있었다.

제2차 해녀문화 중장기발전계획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해녀박물관'을 국립화하는 방안과 재단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 등을 폭넓게 살폈지만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미뤘다

현재는 2차 계획에 맞춰 해녀 체험 및 종합전시관 성격의 '해녀의 전당'과 해녀마을 조성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해녀의 전당은 국비 145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290억원을 투입해 해녀박물관 부지 내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연면적 6600㎡, 건축면적 1650㎡)로 조성하는 것을 내용으로, 지난해 4월 문화체육관광부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 평가를 통과했다. 이르면 2020년 실시설계에 들어간다.

'제주해녀(유산)마을'은 지붕 없는 생태 박물관 형태로 문화와 어업 등 복합유산적 성격을 반영할 수 있는 인프라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 대부분을 도 주도로 진행하고 있는데다 교육 활용에 있어 미진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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