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구휼미로 기부 노블레스 오블리주 표상 김만덕
제주선조 수눌음 정신 기부봉사 오랫동안 이어온 정서
코로나19 위기속에도 온정의 손길로 희망찬 새해 맞길
"재물을 잘 쓰는 자는 밥 한 그릇으로도 굶주린 사람의 인명을 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썩은 흙과 같다"
제주의 위인인 김만덕이 자신의 막대한 재산을 내놓으며 어려운 제주도민을 구휼하면서 건낸 말이다.
우리나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으로 존경받는 여성 위인인 거상 김만덕(1739~1812)은 조선시대에 가난한 제주에서 태어난 김만덕은 객주를 운영하며 막대한 부를 쌓았다.
항상 검소하게 살면서 '풍년에는 흉년을 생각해 절약하고, 편안하게 사는 사람은 고생하는 사람을 생각해 하늘의 은덕에 감사하며 검소하게 살아야한다'는 생활철학을 실천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특히 참혹했던 갑인년 흉년이 덮쳤고 조정에서 보낸 구휼미마저 풍랑에 침몰하는 불상사까지 겹쳐 제주백성들이 굶어죽을 위기에 했다. 김만덕은 전 재산을 털어 육지에서 쌀을 구입해 살려냈다. 김만덕의 기부는 굶주려 죽어가는 제주도민 전체를 열흘 동안 연명시키고 수천 명의 백성을 살려낼 만큼 막대한 가치를 지녔다.
「만덕전」을 쓴 채제공은 "탐라에 큰 기근이 들어 만덕이 천금을 내어 쌀을 육지에서 사들였다. 모두 만덕의 은혜를 찬송하여 '우리를 살린 이는 만덕이네'라고 했다"라고 찬양했다. 또한 "만덕의 이름이 서울 안에 가득하여 공경대부와 선비들 모두 만덕의 얼굴 한 번 보기를 원하지 않는 자 없었다"며 만덕의 공을 기렸다.
김만덕 뿐만 아니라 제주의 선조들은 품앗이와 두레 등을 통해 서로 농사일을 도와주며 온정을 나눴고, 어려운 삶속에서도 수눌음 정신을 통해 이겨내던 힘을 가지고 있다.
'흰쥐의 해'인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힘겨움과 혼란의 시기를 겪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도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온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어려운 이웃을 직접 방문해 봉사하는 분위기도 예전같이 못하다.
제주사랑의 열매와 적십자 등 성금을 모으는 기관들도 코로나19로 인해 나눔기부 분위기가 가라앉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럴 때 일수록 도민들은 김만덕과 제주선조들이 사랑·나눔 정신을 되새길 때이다.
특히 2021년 신축년 (辛丑年) 새해를 앞두고 '주변'에 대한 관심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지금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실천하기에 가장 시기,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나눔' 세상에 들기에 최고의 시기다.
'수눌음'으로 불리는 제주의 나눔은 서로 도우고 사는 것은 제주의 오랜 전통이다. 제주선조들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나 기쁜 일이 있을 때나 수눌음 정신으로 서로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갔다.
수눌음은 다른 지역의 '품앗이'와 유사한 풍속으로 농사일 뿐만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노동이나 힘이 필요할 때 서로 도움을 얻고 되갚는 제주만이 갖는 나눔정신이다.
수눌음은 노동력 교환을 넘어 사회의 연결망이자 안전망이기도 했다. 노약자나 혼자 사는 여성, 밭을 갈아줄 소가 없는 집도 수눌음을 통해 해결했다.
수눌음은 어려운 사람들끼리 신뢰를 바탕으로 온정으로 함께 모여들어 일을 하기 때문에 나눔과 신뢰 그리고 헌신이 밑바탕이 된다. 즉 따뜻한 이웃의 온정의 손길이자, 나눔과 보살핌이라는 제주 전통의 미풍양속이다.
김만덕과 수눌음 정신을 계승한 제주도민들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크고 작은 기부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닥쳐온 위기는 오히려 도민들에게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강화하도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제주도민들은 사랑의 열매나 적십자 기부 또는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며 경자년을 마무리하고, 희망의 신축년을 맞이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