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예년 5% 수준
성수기 3~6월 예약도 없어
현실성 떨어지는 지원 '한숨'

3~5월 단체관광 성수기를 누리던 도내 전세버스업계가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8일 애월읍에 있는 전세버스업체에서는 버스차량 수십대가 번호판이 떼어진 채 멈춰서 있다. 김용현 기자
3~5월 단체관광 성수기를 누리던 도내 전세버스업계가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8일 애월읍에 있는 전세버스업체에서는 버스차량 수십대가 번호판이 떼어진 채 멈춰서 있다. 김용현 기자

"버틸만큼 버텼습니다. 가진 걸 다 팔아야 망하지 않고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 지경인데 이 정도면 전세버스 업계를 내팽겨친 게 아닌가요"

8일 오후 3시경 제주시 애월읍의 A 전세버스 업체 차고지는 번호판이 없는 버스들로 가득했다.

36대의 버스 중 번호판이 붙은 버스는 고작 몇 대에 불과했다. 버스 한대당 월 10만~15만원의 보험비를 아끼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3월이면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과 봄나들이객들을 태우기 위해 텅 비어있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멈춰버린 전세버스로 가득했다.

인근에 위치한 4~5곳의 전세버스 업체 차고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A 전세버스 업체 대표는 "1년 매출의 30~40%가 3~6월에 난다. 평소같으면 학생들이 넘쳐야 할 시기인데 한대도 운행하지 않고 있다. 예약마저 없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 40~50명이 근무하던 A 업체에 남아있는 기사는 15~20명에 불과하다. 이 중 대부분은 일이 없어 퀵서비스나 배달 등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제주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3월 현재 도내 전세버스는 52개 업체 1821대 중 가동률은 5%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단체관광이 급격히 줄며 전세버스 업계의 매출은 그야말로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A 업체의 경우 2019년 20억~3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억 미만으로 2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도내 전세버스 업체에 지원금이 지급된 것은 지난해 제3차 제주형 긴급생활재난지원금 지원이 전부다. 나머지는 업체당 3000만원 이내의 관광진흥기금 특별융자지원 보증 등이다.

A 업체 대표는 "지난해 제주도에서 버스 1대당 100만원 지원받은 게 전부다. 전세버스 업종은 정부 재난지원금 대상에 계속 포함되고 있지 않다"며 "업계상황이 좋지 않으니 금융기관에서도 보증을 요구해 대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도 특례보증도 신청했지만 한달에 2000만~3000만원이 고정적으로 나가는데 언발에 오줌누기 아니냐. 업체별로 고정관리비를 조사해 특정 비율만큼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1년이 넘도록 운행을 하지 못했다는 B 업체 관계자는 "대형버스 할부금이 한달에 한대당 250만~300만원씩 나간다"며 "특례보증을 받아도 한달 관리비에도 못 미친다"고 토로했다.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도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현장체험학습 활성화 정도만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루 생계가 급한 전세버스 업계에 빠르고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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