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작가회의 4.3추념 시화전 ‘거기, 꽃 피었습니까’ 2일 개막
‘한라산’이산하 시인 참여 등 눈길…미얀마 사태 해결 선언문

제주작가회의(회장 강덕환)는 2일 제주4.3평화공원 문주에서 4.3 73주년 추념 시화전 ‘거기, 꽃 피었습니까’를 개막했다. 제주작가회의 제공
제주작가회의(회장 강덕환)는 2일 제주4.3평화공원 문주에서 4.3 73주년 추념 시화전 ‘거기, 꽃 피었습니까’를 개막했다. 제주작가회의 제공

 

 

'제문을 쓰듯, 제물을 바치듯올해로 19년째 제주4.3을 활자로 기억해온 제주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주작가회의(회장 강덕환)2일 제주4.3평화공원 문주에서 4.3 73주년 추념 시화전 거기, 꽃 피었습니까를 개막했다.

제주작가회의 회원을 비롯해 전국 곳곳 시인들도 동참하며 제주와 제주4.3의 이름을 채워오던 작업에 올해도 총 70편의 시화 작품이 가슴으로 연대했다.

올해는 특히 4.3 장편서사시 한라산으로 옥고를 치렀던 이산하 시인이 처음 참가해 시로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TV제주4.3’ 70주년 추념식을 무심히 보는데/가수 이효리가 내 시를 낭송하는가 싶더니/추념사를 하는 문재인대통령 입에서 내 이름까지 나왔다/아득히 환청처럼 들리면서 현기증이 일어났다/몸은 감옥밖으로 나왔지만 이산하 시인이라는 이름은/극좌의 상징으로 30년 동안이나 세상에서 유배된 상태였다/4.3의 진실을 폭로하다 외면당한 금기의 이름이었다/‘- 이제야 유배에서 풀러났구나’/혼자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새로운 유배지가 어른거렸다”(이산하 시인 새로운 유배지)

올해 행사는 특히 올해는 미얀마 민중에게 연대의 뜻을 보내는 것으로 국가폭력에 대한 희생을 되새겼다. 작가들은 미얀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제주작가회의 선언을 통해 제주4.3이라는 대량학살을 경험했던 제주에서 자양분을 받아온 작가들은 동병상련으로 느끼는 단순한 연민이 아니다. 무참히 짓밟는 폭거에 참을 수 없는 분노의 펜을 들 수밖에 없다고 펜 끝을 세웠다.

이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얀마의 학살이 제주4.3의 역사와 무관할 수 있는가. 단선단정을 반대하며 통일조국을 염원하다가 미증유의 국가 폭력을 경험했던 우리들은 세 손가락에 민주와 저항, 선거를 담은 미얀마 민중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전폭적인 연대를 보낸다미얀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며 언제, 어디서건 작가로서의 역할과 임무를 방기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고 지지의 목소리를 전했다.

4.3 73주년 추념 시화전 거기, 꽃 피었습니까는 오는 930일까지 4.3평화공원 문주에서 만날 수 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