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페이드 현상' 잇따라 반면 예방 및 개선 한계
무리한 운행 사고 키워…경찰, 통행 제한 방안 검토

최근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 교통사고가 4.5t 트럭 브레이크 파열에 따른 '페이드 현상'이 원인으로 추정되면서 재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등 관계 당국이 사고 예방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이번 사고의 경우 4.5t 트럭의 브레이크 파열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차량 감식에 돌입했다.

'페이드 현상'은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연속해서 밟을 경우 패드와 라이닝이 가열돼 제동력을 상실하며 주로 5·16도로 또는 1100도로 등 중산간 도로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앞서 2014년 8월 13일에도 제주대학교병원 인근 도로에서 제주시 방향으로 내려오던 8.5t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택시 등과 충돌해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17년 7월 8일에는 제주대학교병원 앞 사거리에서 화물트럭이 인근 임야로 추락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사고 모두 브레이크 파열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사고 운전자 역시 당시 경찰 조사에서 하나같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문제는 과거에도 수 차례 같은 사고가 이어졌지만 사고 예방 및 대책에는 무관심하면서 또다시 대형참사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또한 일부 화물차량의 경우 과적과 함께 배 시간을 맞추기 위해 5·16도로 등 산간 도로를 무리하게 이용하는 것도 사고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TAAS'에 따르면 최근 5년간 5·16도로에서 발생한 화물차 사고는 모두 97건에 달한다. 이는 해마다 20건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산간 도로 경사면에 차량을 급히 멈추게 하는 인공경사로 설치가 고려된 적이 있지만 한라산 환경 훼손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내 시민단체는 제주도의 안일한 교통행정을 지적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5·16도로와 1100도로 등 산간 도로에 대형 트럭 등을 통행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로교통법 제6조에 따라 제주도경찰청장은 도로에서 위험을 방지하고 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차량 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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