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두남  한림119센터 소방장

길었던 겨울이 어느덧 지나가고 따스한 봄 기운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 했던 추위와 코로나19 방역 제한이 완화되면서 야외로 나들이 가는 사람들 또한 증가하는 시기다. 3월이면 우리 제주에서는 큰 봄맞이 행사 중 하나인 "제주들불축제" 가 열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광활한 오름 들판에 불을 놓은 광경은 말 그대로 광경 그 자체이다. 많은 사람들이 들불 광경을 즐기지만 그 오름 전체를 집어 삼키는 불을 보며 만약 축제가 아닌 들불, 산불이 발생한 화재 현장이라면... 무서움과 두려움이 또한 느끼는건 불을 단순히 불로 보지 않는 소방관이라는 직업병 때문일까? 

따스해지는 날씨에 산과 오름으로 향하는 등산객들이 많아지는 봄이 1년중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하는 때이기도해 걱정 또한 앞선다. 특히나 지난 겨울은 전국적인 강수량 부족으로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지속된 가운데 이미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두 달간 230여 건의 산불이 전국적으로 발생하여 하루 평균 3건 이상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142건)보다 1.6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고 지난 두 달간 발생한 산불로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산불의 원인으로는 입산자에 의한 실화가 40건 이상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쓰레기 소각이나 담뱃불에 의한 실화도 10건 이상으로 조사됐다. 

3월부터는 더 큰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는데 날이 풀리면서 산을 찾는 등산객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대기가 매우 건조할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또한 방심할 수 없는 이유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과 제주 전역에 분포한 많은 오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아름답고 소중한 자연유산을 산불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우리 모두의 관심과 주의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이에 산과 오름을 찾을 등산객들에게 산불 예방을 위한 몇 가지 주의사항을 당부드려본다.

산불 예방의 첫걸음은 성냥이나 라이터 등 화기물 소지를 금하고 등산 시에는 흡연을 절대 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통제된 지역이나 폐쇄된 등산로는 들어가지 말아야 하며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의 취사나 야영은 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림과 근접한 지역에서의 농작물 부산물, 밭두렁 태우기와 쓰레기를 소각하는 행위를 절대 하지 않도록 한다.

산불을 막기 위해 위와 같은 예방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주의와 관심이다. 한 순간의 부주의가 큰 화마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항상 조심하는 자세로 즐거운 산행과 봄나들이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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