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구황식품 이용
식이섬유 다량 포함
1월서 4월까지 성장
모자반과 혼동 쉬워
곡물이 귀했던 제주에서 톳은 과거엔 쌀과 섞어 밥을 짓는 구황식품으로 이용됐지만, 이젠 각종 유익 물질이 포함된 건강식품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톳의 성장기는 보통 1월에서 4월이며, 지금이 제철이다.
△ 톳 이야기
톳은 바닷말의 일종으로 갈색말 무리에 속하며 한국, 일본, 중국 등 조간대 하부에서 암초 위에 큰 군락을 이룬다. 우리나라에선 제주도와 서·남해안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토질이 거친 화산성 토양으로 이뤄진 섬으로 벼농사를 지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로 재배하던 기장, 메밀, 보리, 차조와 같은 곡물도 육지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고 수확량도 많지 않아 전통적으로 곡물이 귀했다.
이에 따라 톳밥과 같이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를 보리나 차조에 섞어 밥을 짓는 일종의 구황 음식 문화가 발달했다. 톳밥 외에 무릇밥, 감태밥, 넙패밥, 파래밥 등 해조류를 이용한 밥의 종류가 많다.
톳밥의 주된 재료인 톳은 제주도에선 '톨'이라 하고 경상남도 마산, 진해, 창원, 거제 등 연안지역에선 '톳나물'이라 부른다. 전라북도 고창군에선 '따시래기' 등으로 부른다. 또한 사슴의 꼬리와 비슷해 '녹미채'라고 부르기도 한다.
톳은 모자반과에 속하는 해조류로 모자반과 함께 패총 등의 유적에서도 발견돼 식용으로 이용된 역사가 매우 오래된 식품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톳을 '길이가 8~9자 정도로 한 뿌리에 한 줄기가 난다. 줄기의 크기는 새끼줄 같으며, 잎은 금은화의 꽃망울을 닮아 가운데가 가늘고 끝이 두툼하다. 맛은 담담하고 산뜻해 삶아 먹으면 좋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톳은 1월에서 4월 사이에 성장하는데, 성장기에는 채취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성장이 이뤄졌을 때 채취한다. 성장이 이뤄진 지금이 제철이다.
△ 톳 효능
톳에는 칼슘, 철, 인, 요소 등의 미네랄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칼슘은 골격 형성과 뼈 건강에 좋고 철은 빈혈 예방에 좋다.
특히 식이섬유는 체내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하는 것을 촉진해 나트륨 과잉 섭취로 발생할 수 있는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 체내 중금속, 발암물질 등과도 결합해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효과를 갖는다. 장내 세균의 균형을 바로 잡아 콜레스테롤 흡수를 조절하기도 한다.
이처럼 톳에 다량 함유된 유익 물질 등이 현대인들이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발생하기 쉬운 영양불균형을 바로 잡는데 도움을 준다.
△ 톳과 모자반 차이
톳과 모자반은 모두 갈조류로 푸코잔틴이라는 갈색 색소가 함유돼 짙은 황갈색을 띄는데 다 모양도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줄기의 경우 톳은 원뿔 형태이며, 모자반은 삼각형 형태로 차이를 보인다.
또 톳 잎이 모자반 잎보다 보다 크고 둥그스름해 자세히 들여다보면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
요리법도 다소 차이를 보인다.
톳은 주로 삶아서 된장에 무쳐 먹거나 냉국으로 먹으며 모자반은 톳처럼 무침으로 먹기도 하지만 제주의 몸국처럼 돼지고기를 삶은 육수에 푹 고아서 먹거나 사골 된장국에 넣어 먹기도 한다. 홍진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