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동산문화재분과 심의 결과 발표
'지정 가치 미흡'으로 부결
도 "추가 사료 발굴 없으면 재추진 어려워"
속보=18세기초 제주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록화첩인 탐라순력도에 대한 '제주 국보 1호' 지정이 무산됐다.
문화재청은 신규 국보·보물 지정을 위해 지난달 13일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본보 2022년 11월 2일) 이날 심의한 22건의 안건에 대한 결과를 1일 오후 발표했다. 이가운데 제주도가 2019년 11월 국보 승격을 건의한 보물 제652-6호인 탐라순력도도 포함됐다.
심의 결과에 따르면 탐라순력도는 지방관 기록화로 최대 규모이며 당시 제주인의 생활을 자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현재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가운데 역사·학술·예술적 가치가 크다는 것을 단정하기 어렵고, 조형미와 제작기술이 우수해 유례가 적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정 가치 미흡' 결론을 내리면서 국보 지정을 부결했다.
탐라순력도는 1702년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제주를 돌면서 지방화가 김남길에게 당시 상황을 그리도록해 만든 기록화첩으로 1703년 완성됐다.
18세기 초 제주 지형과 명승, 물산, 군사, 행정, 풍속 등 지역의 전반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역사·학술적 가치가 높다.
다만 탐라순력도는 보물 '이형상 수고본'의 하나로 묶여 있어, 별도로 분리해 국보로 승격하는 것은 보물 지정 가치와 의미가 퇴색한다고 문화재 위원들은 판단했다.
또 탐라순력도를 그린 화공 김남길이 지역의 특수한 화풍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의가 있음에도, 예술적인 측면에서 '일정한 수준(국보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국보로 지정된 회화는 김정희의 '세한도', 김홍도의 '군선도 병풍', 윤두서의 '자화상' 등 16점이 있다.
제주도는 2019년 국보 신청 이후, 2020년 탐라순력도를 보관하고 있는 국립제주박물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학술세미나와 특별전, 다큐멘터리 방영 등을 진행하면서 탐라순력도의 가치를 조명해왔다.
제주도는 탐라순력도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사료가 추가로 발굴되지 않는다면, 국보 승격 재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