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Zoom In ⑤] 탐라국입춘굿
4년 만 대면 행사 기대감
오리정비념 등 신규 눈길
시민체험·참여마당 부활
△전통의 현대적 계승 집중
탐라시대부터 이어지는 제주 유일 전승문화축제인 '탐라국 입춘굿'이 올해 기존의 전통 프로그램을 정교화하고, 도민들이 함께하는 '오리정 비념' 등을 신설하는 등 참여의 폭을 넓힌다.
㈔제주민예총(이사장 김동현)은 18일 제주문화예술재단 2층 회의실에서 설명회를 열고 '2023 계묘년 탐라국 입춘굿' 추진방향과 일정을 발표했다.
올해 입춘굿은 '성안이 들썩, 관덕정 꽃마중'을 주제로 오는 2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제주목관아 및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는 코로나19로 4년 만에 대면으로 치러지면서 시민 체험마당 재개와 마을별 단체 참여 등을 통해 참여형 축제를 지향하고, 제주 무속을 소재로 다양한 창작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연예술 축제를 기본 방향으로 하고 있다.
먼저 입춘굿의 공간을 마을로 확장하고 잊혀졌던 전통을 부활시킨 점이 눈에 띈다.
신들이 땅으로 내려오는 입춘날 과거 심방이 5리 밖까지 마중 나가 신들을 안내해 오면서 입춘굿의 시작이 됐던 '오리정신청궤'를 시민 참여 형태로 진행하는 '오리정 비념(2월 4일)'을 처음 선보인다. 관덕정을 기준으로 5리 밖에 위치한 마을 어르신들이 각 마을에서 비념하고 제주 목관아에서 본격적인 입춘굿을 시작한다.
제주읍성의 남문, 동문, 서문 등 주요지점에서 관덕정까지 황수기(黃帥旗)를 들고 행진하는 도성삼문 거리굿(2월 2일)도 제주시 민속보존해 7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된다.
탐라국부터 도내 모든 마을이 참여하던 입춘굿의 원형을 살려 2019년 부활시킨 마을거리굿(2월 2일)은 4년 만에 재개된다. 자발적인 참여로 제주시 민속보존회 17개 마을이 신청했으며, 참가팀들은 각 마을을 돌며 춘등을 나눠주고 마을의 무사안녕과 가내 풍요, 상가의 번영을 기원한다.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이번 입춘굿은 본연의 전통을 재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1999년 1회부터 진행해온 프로그램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창조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방안을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4년만 대면 참여마당 풍성
올해 탐라국입춘굿은 △1월 20일~2월1일 온라인 입춘맞이를 시작으로 △2월 2일 거리굿 △2월 3일 열림굿 △2월 4일 입춘굿까지 이어진다.
온라인 입춘맞이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원을 적고 목관아 현장에 설치하는 '소원지 쓰기'와 풍요와 행운을 기원하기 위해 굿청에 제물과 이름을 올리는 '기원차롱·열명올림' 등을 진행한다. 기원차롱과 열명올림에 참여한 사람은 2월 4일 제주 목관아에서 심방이 쌀을 통해 길흉을 점치는 제비쌀점을 볼 수 있다.
2월 2일 올해 탐라국입춘굿의 시작을 알리는 거리굿은 마을과 제주읍성 주요지점에서 열리며 제주도의 주요 관청과 오일장 등을 돌며 액운을 없애는 춘경문굿을 운영한다.
낭쉐코사는 2월 3일 오전11시 관덕정마당에서 제의를 올린다. 탐라국입춘굿의 상징물인 낭쉐(나무로 만든 소)와 함께 도민의 평안과 건강을 기원한다. 2023년 계묘년 봄을 여는 입춘굿의 슬로건을 큰 붓으로 써내리는 입춘휘호가 이어지며, 오후에는 제주 무속신앙인 굿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비보이 등 다양한 장르의 특색있는 공연을 만날 수 있다.
2월 4일 입춘굿은 새롭게 공개하는 오리정 비념으로 포문을 열고 초감제, 세경놀이, 자청비놀이, 막푸다시, 낭쉐몰이 등 전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민체험 참여마당도 3~4일 제주목관아에서 4년 만에 펼쳐진다. 입춘천냥국수, 향토음식, 입춘주전부리, 입춘장터, 열두 달 복 항아리 동전 소원빌기 등 먹을거리와 즐길거리가 마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