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 대면 1만명 방문 추산
시민 참여 마당 연일 북새통
첫선 오리정 비념 등 '호평'
지속성 확보 예산 확대 과제

4일 2023 탐라국입춘굿 본행사인 '입춘굿' 행사장 모습. 김은수 기자 
4일 2023 탐라국입춘굿 본행사인 '입춘굿' 행사장 모습. 김은수 기자 

계묘년 탐라국입춘굿은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었고, 생소한 제주 입춘굿 문화를 체험을 통해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와 관심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사장 김동현)이 주관한 2023 계묘년 탐라국입춘굿이 지난 2일 도내 주요 관공서와 오일장 등에서 춘경문굿으로 시작을 알리고 제주목관아로 장소를 옮겨 3~4일 이틀간 입춘굿 등 본굿을 펼친 후 폐막했다.

낭쉐몰이와 입춘휘호, 오리정비념 등 전통 입춘굿 뿐만 아니라 제주굿 창작 한마당과  유아사물놀이, 탈굿놀이, 풍물놀이 등이 공연됐고 성안기행과 기메등 만들기, 국궁체험 등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축제에 앞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입춘교실 등 사전 참여 프로그램은 500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하는 등 입춘굿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화창한 날씨가 이어진 올해 탐라국입춘굿 행사장엔 3일 동안 많은 도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제주민예총은 3일 동안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수를 약 1만명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로 4년 만에 재개된 먹거리 마당과 체험 마당은 연일 북새통을 이뤘고, 많은 방문객이 소원지를 적어 춘등에 걸며 건강과 평안을 기원했다.

시민들이 입춘굿을 관람하고 소망을 적어 춘등에 건 소원지들이 제주목관아를 가득 채웠다. 김은수 기자
시민들이 입춘굿을 관람하고 소망을 적어 춘등에 건 소원지들이 제주목관아를 가득 채웠다. 김은수 기자

가족들과 행사장을 찾은 도민 한민정씨(46)는 "입춘굿 현장을 처음 방문했다"며 "제주 굿을 구경하러 왔는데, 체험 프로그램이 많아 아이들이 더 즐거워했다"고 전했다.

시민 참여 형태로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내 첫선을 보인 '오리정 비념'은 입춘굿의 공간을 마을로 확장하고 전통 복원이라는 취지를 살렸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생소한 굿을 해설하고 현장을 스케치하는 '입춘스튜디오'도 입춘굿 이해도를 높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관광을 위해 제주에 온 석보빈씨는 "굿을 축제로 풀어낸 점이 신기했다"며 "굿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다르게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도 보인다.

이번 축제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상당수 목격됐지만, 행사장에 입춘굿에 대해 알 수 있는 외국어 팜플릿 등 자료는 준비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젊은 세대 참여 확대와 시민 참여 프로그램 추가 발굴도 과제다.

이에 향후 예산 확대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 유일 전승문화축제인 입춘굿 올해 예산은 1억6000만원이다. 입춘굿과 함께 제주시가 주최하는 제주들불축제 예산(17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제주민예총 관계자는 "전통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한 '전통의 현대화' 방안을 지속해서 고민하고 시민 참여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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