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강한 독립출판물 등 판매
독서 모임 등 문화 이벤트 다양
먹거리와 아기자기 소품도 가득

제주에는 각기 개성이 다른 동네책방들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닌 문화와 소통을 하는 이색 공간에서 나만의 여유로운 독서 여행은 어떨까. 제주의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줄 보물같은 동네책방들을 둘러보자.

△마고
'마고(margo)'는 경계, 변두리, 가장자리, 테두리를 의미하는 라틴어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안쪽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 집의 문턱을 들어서면 신기한 지역으로 가는 경계에 선 느낌이 든다. 마고는 책방과 책에서 자신만의 경계를 넘어 지혜와 쉼을 찾아가는 바람을 담아 만들어졌다. 마고에는 책의 표지와 판형, 제본 내용, 내지 그림 등 다양한 매력의 아트북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나머지 절반은 독립 출판물과 일반 출판물 반반이다. 폐유리를 모아 열을 가열해 만든 문진, 바다 유리를 재가공해 완성한 썬캐처 등 다양한 소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제주풀무질
제주풀무질은 제주시 구좌읍 세화 버스환승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거리에 있다. 큰 길을 지나 합전동 마을로 들어오면 돌집과 하얀집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풀무질은 서울 성균관대 앞에 있는 작은 서점이었다. 그리고 제주에는 '제주풀무질'이라는 서점이 따로 탄생했다. 제주에서의 풀무질은 규모는 많이 작아졌지만 산뜻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곳으로 변모했다. 나무로 된 서점에 들어서면 고즈넉한 느낌이 들기도 하면서 활기가 도는 듯한 독특한 매력이 느껴진다. 이곳에서는 독서를 기반으로 한 모임이 진행되기도 한다. 여행을 하다가 관심사를 공유하며 새로운 인연을 찾기에도 좋다.

△시타북빠
낮에는 북카페로 밤에는 바로 운영되는 시타북빠는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 위치했다. 시타북빠에는 제주 특산물을 이용한 디저트와 음료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구좌 당근 케이크, 우도 땅콩 마들렌, 제주 하귤에이드 등 구미를 당기는 제주 먹거리들이 한가득이다. 위층에는 게스트하우스도 운영되고 있는데 손님과 직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또 아기자기한 소품과 함께 인문투어, 명상, 북클럽, 재즈 공연 등 다양한 주제로 운영되고 있다.

△돈키호테북스
돈키호테북스는 2017년 서귀포 혁신도시 인근 서호초등학교 앞 '돈키호테 샌드위치 앤 하몽'라는 샌드위치 가게 한켠에서 시작됐다. 이곳에서는 페미니즘, 장르소설, 인터뷰집, 뜨개질과 수공예, 음식과 요리책, 국가폭력과 인권 등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한 책들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독서 모임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키라네 책부엌
키라네 책부엌은 제주 귤밭 속 '따뜻한 음식이야기'가 있는 동네책방이다. 요리책이나 레시피 책이 아닌 '음식이야기' 관련 소설이나 에세이, 인문학 위주의 책들과 부엌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작은 요리 소품, 정직한 생산자가 만드는 건강한 식재료가 함께 있는 공간이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서귀포 책방 6곳과 함께 '책, 제주를 담다'라는 주제로 '문화도시 서귀포 책방데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취향의 섬 북앤띵즈
취향의 섬 북앤띵즈 책방지기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북디자이너다. 덕분에 책방에 가면 책뿐만 아니라 그림들도 실컷 만나볼 수 있다. 책방지기의 취향이 담긴 예쁘고 유용한 물건들도 가득하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그림과 함께 각자의 '취향'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다. 또 올레 7코스 인근에 있어 책을 읽다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그리고 서점
그리고 서점의 '그리고'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그림을 그린다는 뜻의 그리고와 무언가를 더한다는 뜻의 그리고. 그래서 이곳은 그리고 더하는 공간이다. 어린이 책부터 인문, 철학, 문학, 과학, 자기계발 등 다양한 책을 큐레이션 한다. 초등학교 문제집도 있다. 책방 주변 초등학교가 있는데 문제집을 사려면 제주시내까지 나가야 하는 학생들을 배려해 문제집과 문구류 등도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동네 아이들이 책을 읽고 느낀점을 써 오거나 문제집을 풀어오면 포인트를 제공한다. 책을 읽고 모은 포인트로 아이들은 문구점에서 원하는 문구류를 구매할 수 있다.

△책은선물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포구 앞에 자리한 작은 책방이다. 3평 남짓 돌창고를 다듬어 '책은 선물, 인생은 여행'이라는 문장의 깃발을 달아 2021년 4월 16일 문을 열었다. 선물 같은 작은 책들을 소개하며 일일 서점지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경면 고산리에 위치한 '무명서점'의 분점이기도 하다. 책은선물의 시작은 무명서점의 단골손님이자 오랫동안 독서모임을 함께 해온 이웃의 돌창고 선물 덕분이라고 한다.

△책방소리소문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의 소리소문은 '작은 마을의 작은 글'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벨기에 Lannoo Publishers 선정 '죽기전에 가봐야 할 세계의 서점 150'에 한국 서점 최초로 등록된 곳이기도 하다. 서점을 방문하면 넓은 마당과 주차장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책방 규모도 작지 않지만 책방지기의 정성스러운 애정의 손길이 느껴지고, 온갖 다양한 책들이 가득하다. 서점 안을 시간을 들여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북타임
북타임은 2015년 서귀포시 중앙로터리에서 문을 열었다. 그 후 두 번의 이사 끝에 지금의 남원읍 위미리에 정착했다. 사실 현재 북타임이 있는 곳은 책방지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집이다. 이 때문에 제주 전통가옥의 구조를 살려 책들이 분류돼 있다. 안거리에는 그림책과 제주 관련 책, 인문사회 책들이 자리하고 있다. 예전 귤 창고로 쓰였던 공간에는 신간도서 및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종합적으로 모여 있다. 고기욱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