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탐라입춘굿 폐막
빗줄기에도 시민들 행렬
먹거리 부스 등 연일 북새통
지속성 확보, 예산 확대 과제
거센 바람과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새해 무사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모인 풍물패들의 풍악소리는 힘차게 울려퍼졌다.
제주도 주최 ㈔제주민예총(이사장 김동현) 주관으로 지난 2일 제주목 관아, 관덕정에서 개막한 올해 탐라입춘굿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 관객을 중심으로 한 방문 행렬이 3일간 이어졌다.
한 해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굿이면서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제주 사람들의 신명나는 축제로 되살린 '탐라입춘굿'은 올해 '움트는 새봄 꽃피는 새날'을 주제로 시민들과 함께했다.
먼저 제주시 관공서와 오일장, 제주공항 등을 돌며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춘경문굿을 시작으로, 하늘에서 오곡씨를 가져 온 자청비에게 제주섬의 한 해의 풍요를 기원하는 세경제, 잡귀를 예방하고 복을 비는 입춘휘호, 항아리를 깨뜨려 액운을 내보내는 사리살성까지.
제주 심방뿐만 아니라 도민들이 직접 참여한 프로그램들이 올해 탐라입춘굿을 다채롭게 장식했다.
또 행사장 구석구석 볼거리와 먹거리, 체험 거리가 균형감 있게 꾸려졌다.
특히 올해 25회째를 맞는 탐라입춘굿은 기존 후원 기관이 제주시에서 제주도로 승격하면서 도민 참여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다만, 서귀포 권역으로 확장돼 보다 많은 도민들이 축제에 함께할 수 있었지만 몇가지 부진한 요소들이 확인됐다.
먼저, 지난해까지 진행됐던 비대면 온라인 실시간 생중계가 올해부터 중단됐다.
현장을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유튜브 등의 생중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축제를 즐길수 있던 기회가 사라져 아쉬움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이번 축제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상당수 목격됐지만, 행사장에 입춘굿에 대해 알 수 있는 외국어 팜플릿 등 자료는 준비되지 않았다.
2일 관덕정 광장에서 기자와 만난 두명의 베트남 여성은 "지금 하고 있는 행사가 어떤 내용인지 알고 싶은데 팜플릿은 온통 한글로만 적혀있어 답답하고"고 토로했다.
이에 주최측은 "후원 기관이 제주시에서 제주도로 승격하면서 서귀포 전역까지 무대를 꾸며야 했지만 전년도와 동일한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는 답변이었다.
제주 유일 전승문화축제인 입춘굿 올해 예산은 1억6000만원이다.
올해 문화예술 부문 예산은 전년 대비 16.30%포인트(-217억원) 감액 편성돼 대거 손질된 상황이다.
제주민예총 관계자는 "전통을 전승하고 발전시키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제주 대표 봄 축제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 안정적인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며 "향후 지역 상권과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전예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