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전형 제주어장편소설 『목심』 66 - 15. 누명과 변명
아, 미치겠다. 아모 셍각도 안 나고 이디가 어딘지도 몰르겟다. “내가 살인을? 말도 안뒌다. 뭣산디 크게 잘못 뒈엿다.”
무신 걸 셍각ᄒᆞ여보젠 머리를 흥글멍 털어봐도 아모 셍각이 안 난다. 탑동 방파제에서 술 ᄒᆞᆫ 펭 먹고 또시 그 뒷골목에 신 민속주점서 니펭 불런 먹어진 거 닮긴 ᄒᆞᆫ디….
죽은 남자는 55세 뒌 육지서 여행 온 사름이랏다. 그 사름도 만취상태엿던 모냥이다. 일구광은 일면식도 읏인 사름인디 어떵ᄒᆞ연 싸우게 뒈여신디사 귀신이 곡ᄒᆞᆯ 노릇이랏다. 게고 그 돔베칼은 어디서 들런 와져심광, 일구는 정말 미쳐짐직ᄒᆞ엿다.
각시광 식솔덜이 울음바당 멘들단 가불고 정찰서 유치장 구석에 혼차 뒷고개광 뒷곡뒤를 손으로 눌런 앚인 일구.
아멩 셍각ᄒᆞ여 봐도 꿈을 꾸는 거 ᄀᆞᇀ앗다.
“이건 꿈일 테주.” ᄒᆞ멍도 요ᄉᆞ이 메틀 동안 일어난 일덜이 튼난다. 상그르헤부떠 ᄆᆞ음 먹은 것이 명예퇴직을 ᄒᆞᆫ 후제 추억을 먹으멍 살지 말곡 꿈을 먹으멍 살아사지 ᄒᆞ는 셍각이라신디, 오래 손놧던 기타도 치곡 가심 소곱에 밀려둔 시광 소설도 쓰곡, 졸바로 뒌 제주어도 공부ᄒᆞ곡, 사회봉ᄉᆞ활동도 ᄒᆞ곡, 남제기 인생 보내나게 살아봐사주 ᄒᆞ멍….
ᄋᆢ라가지 꿈덜이 하나신디, 이 ‘십년벵’이라는 웬수 바이러스가 심장 소곱에 들어앚아 부난 엄창읏이 실망ᄒᆞ여진다. 하여간이 일구는 환자가 뒈거니 바로 30년 뎅긴 직장이서 명예퇴직을 ᄒᆞ엿다. ᄒᆞᆫ디 ᄒᆞᆫ솟밥 먹던 직원덜이 잘도 섭섭헨 헷주마는 요즘 직장 풍토도 경ᄒᆞ고 회ᄉᆞᆯ 위ᄒᆞ영이라도 그게 온생각 닮앗고 우선은 ‘십년벵’을 쿰은 냥 졸바로 근무ᄒᆞᆯ ᄌᆞ신이 읏엇다.
퇴직ᄒᆞ고 집이 완 ᄒᆞᆫ동안을 콱 박아진 냥 이섯다. 미칠 거 ᄀᆞᇀ앗다. “나가 무사 십년벵에 걸려사 ᄒᆞ나.” 온밤을 거자 튼 눈으로 지낫다. 지나온 일덜이 ᄆᆞᆫ 꿈만 ᄀᆞᇀ앗고 이녁 ᄌᆞ신이 ‘강일구’ 닮질 안ᄒᆞ다. 눈열도 ᄆᆞᆫ 읏어지고 어느 세계에서 둥글어 뎅기단 잘못 기여들어온 세곗놈 답다.
“무시거? 퇴직ᄒᆞ여도 꿈을 먹으멍 살 커라? 큭큭.”
ᄌᆞ신이 잘도 초라ᄒᆞ고 밉다. 아무 것도 ᄒᆞᆯ ᄌᆞ신이 읏다.
“써넝ᄒᆞᆫ 가심엔 꿈이 읏다!” ᄒᆞ멍 헤삭이 웃는 준기삼춘이 터올른다.
“준기삼춘도 이 ᄉᆞ실을 알암실 거라. 삼춘! ᄒᆞ꼼만 지드립서!” 눈물이 나왓다. 나가 무사 죽어사 ᄒᆞ는고…. 속이 터짐직ᄒᆞ고 아무것도 손에 젭히지 안ᄒᆞᆫ다. 각시광 주벤이서 달래는 소릴 ᄒᆞ여도 소곱에 들어오들 안헷다. 오랜만이, 뎅기단 직장 벗덜 만나켄 핑계ᄒᆞ연 바깟딜 나삿던 거다.
늦인 ᄀᆞ슬, ᄒᆞ꼼 시민 초ᄌᆞ냑이 뒐 ᄀᆞ리다.
야겔 폭 숙이고 걸엇다. 벚낭 단풍덜이 ᄇᆞᆯ고롱 ᄒᆞ여가는 제주시 공설운동장 지나고 전농로 벚낭질도 지낫다. 서문통광 무근성을 지나멍 전방에 들언 술 ᄒᆞᆫ 펭광 오징에포 ᄒᆞ날 사고, 준기삼춘광 가끔 왓던 탑동방파제에 올라삿다.
가차운 디서 테 ᄒᆞ나가 느렁테로 지나가고, 서가리가 부는 듯 ᄒᆞᄊᆞᆯ 얼어붸긴 ᄒᆞ여도 뒤에 신 질엔 베지딱 허리지딱 걷는 사름도 싯고 설랑설랑 걷는 사름도 싯고 설레미나멍 걷는 사름도 싯다. 바당은 들물로 ᄀᆞ득곡 ᄇᆞᆯ아노난 먼 바당 물ᄆᆞ르도 번듯헷다. 물창도 반득ᄒᆞ게 봐지고 물질 ᄆᆞ친 나 든 ᄌᆞᆷ녜 싯이 갯ᄀᆞᆺ디서 망시리에 ᄀᆞ득은 바릇거를 풀어놘 정리ᄒᆞ고 이섯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