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전형 제주어장편소설 『목심』 87 - 19. 회귀

보통 사름 일구는 또시 일상으로 돌아왓다. 그간에 일덜은 ᄒᆞ나 둘썩 ᄎᆞᄎᆞ 이ᄌᆞ불어져가고 ᄆᆞ음 펜ᄒᆞ게 살아가게 뒈엿다.

일구네는 집염이 부뜬 ᄃᆞᆯ렝이 우영팟이 싯다. 엿날 개빈날에 당하르방이 뛰왓을 이견 멘든 밧이렌 ᄒᆞᆫ다. 대물림ᄒᆞᆫ 밧인디, 조상전이라노난 일구도 아명 에려운 일이 셔도 안직ᄁᆞ지 떼기멍 지켜오는 ᄒᆞ꼴락ᄒᆞᆫ 텃밧이다. 엿날 모십 그대로 정주목에 정낭도 걸쳐두는 이 밧디는 게도 하간 먹을컷덜 싱거지곡 일구네가 살아가는디 크게 도움이 뒌다.

청대콩도 갈앗당 메주 ᄉᆞᆱ앙 장도 ᄃᆞᆷ그곡 밧염에 돋는 양애깐 ᄐᆞᆮ아당 양애깐지도 멘들아 먹곡, 헤차귀가 좋은 밧이라노난 무신 걸 싱거도 농시가 잘 뒈는 밧이다. 밧구석엔 쪼락진 ᄑᆞᆺ감낭광 단풍이 곱게 드는 단풍낭이 ᄒᆞᆫ 줴썩 싯다. 단풍낭은 일구가 벋겡이도 잘 그차주곡 ᄒᆞ멍 붸림에 좋게 키와오는 것이고 ᄑᆞᆺ감도 타당 갈중이 멘드는 디 쓰곡 ᄒᆞᆫ다.

어느 초ᄀᆞ슬 ᄒᆞ루. 아칙 인칙인 으남찌고 으남비도 ᄂᆞ리곡 ᄒᆞ연게 낮전 넘어가난 벳ᄀᆞ렝이도 나멍 웃날 들러지고 할락산 산봉오리도 환ᄒᆞ다.

여보, ᄌᆞ배기나 ᄒᆞ여 안네카마씸?” “. 경ᄒᆞ여.”

마당에 보기궂게시리 벋은 상낭을 두작두작 다듬고 듬상듬상 솟은 검질덜을 메단 일구가 각시 ᄀᆞᆮ는 말에 어가라 대답을 ᄒᆞᆫ다.

각시는 ᄌᆞᆷ상도 ᄒᆞ고 ᄇᆞ지란ᄒᆞ다. 일구가 그간에 젂앗던 고생덜을 아는 각시는 일구를 울엉 하간 먹을커나 입을커 따우 정성이 여간 아니다. 각시가 ᄌᆞ배기 ᄒᆞ는 디 들어갈 ᄂᆞᄆᆞᆯ을 ᄐᆞᆮ으레 우영팟더레 가젱 ᄎᆞᆯ리는 걸 보멍 일구가 ᄌᆞ드는 소리를 ᄒᆞᆫ다.

양지에 복면포라도 썽 가. 두텁곡 ᄉᆞ메 진 옷으로 입곡. 어떵ᄒᆞ당 벌이라도 뎅길티사.”

알앗수다.” 대답ᄒᆞ멍도, 무신 일이 시랴 ᄒᆞ는 가베운 ᄆᆞ음으로 각시는 옷만 ᄉᆞ메 진 걸로 입고 양지에 벌 예방으로 쓰는 복면포는 답답ᄒᆞ덴 안 쓴 냥 밧더레 갓다.

밧디 들어사난,

슬근슬근 썰엉 ᄏᆞᆨ박광 물박이나 멩글아 보카ᄒᆞ연 싱건 놔 둔 박이 안직은 선선ᄒᆞ다. 늦게 동멘 호박이 지도 목심이노렌 동그스름ᄒᆞ게 커가고 방울도마도덜이 동골동골 익어간다. 유잎은 미리셍이 안 ᄐᆞᆮ아갓젠 부에난 듯 버닥진 얼굴덜이다. 강낭대죽덜이 부룩베연 ᄋᆢᆷ아가고 비여분 쉐우리가 ᄌᆞᆷ진ᄌᆞᆷ진ᄒᆞ게 ᄑᆞ릇ᄑᆞ릇 또시 돋아나고 잇다.

밧이염 쪼꼴락ᄒᆞᆫ 베케를 쿰어안은 유으름이 무랑이 익어가ᇝ고 머귀낭에 부떤 이신 재열봇이 살안 소릴 내는 거 ᄀᆞᇀ으다. 무신 ᄂᆞᄆᆞᆯ을 ᄐᆞᆮ으코 ᄒᆞ멍 일구각시가 밧 주벤을 돌아보는 어이에 고개 자울엿단 밧구석 강낭꿰 고장이 날이 들러젼 해가 나와가난 고개 버짝 들르멍 해광 마주ᄒᆞᆫ다. 강낭꿰 고장이 요조금 ᄒᆞᆫ창 고울 때다. 가차이 가지 말 컬, 일구각시가 그 꼿 앞더레 갓다.

부우웅- 부우웅-” 금착ᄒᆞ여진다. 큰큰ᄒᆞᆫ 소왕벌덜이다. “, 복면폴 썽 오컬게.” 벌이 주벤을 왓닥갓닥 ᄂᆞᆯ아뎅긴다. “아고 큰일 낫저이.” 보난, 강낭꿰 고장덜마다 소왕벌덜이 하영 부떤 싯다. “여보! 이디 소왕벌덜 하영 나왓수다게. ᄃᆞᆯ려듦직 ᄒᆞ우다. 큰일 낫수다.”

웨울르는 각시 소리에 마당에 앚앗단 일구가 천추 안ᄒᆞ연 발딱 일어산 집더레 들어간게마는, 복면포를 확확 쓰고 손에 ᄑᆞ리체광 벌총을 들런 화륵기 우영팟더레 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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