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소암기념관에서 ‘제27주기 소암 현중화 선생 추모전’이 열리고 있다. 고은리 기자
지난 17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소암기념관에서 ‘제27주기 소암 현중화 선생 추모전’이 열리고 있다. 고은리 기자

 

   2월 9일까지 소암기념관서
   27주기 소암 현중화 추모전
   생전 깊은 인연 맺었던 제자
   고 김택화, 고영우 작품 선봬

 

   생전 소암 현중화 선생과 깊은 교유를 나눴던 두 화가와의 묵연(墨緣)이 다시 이어진다.

   ‘제27주기 소암 현중화 선생 추모전’이 지난 17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소암기념관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소암묵연-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을 주제로, 국내 서예예술계에 한 획을 그은 소암 현중화 선생(1907~1997)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소암 선생과 깊고 특별한 교유를 맺었던 ‘고(故) 김택화(1940~2006)‘와 ‘고영우(1943~)’ 작가의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소암 선생은 단순 일가를 이룬 서예가에 머무르지 않고, 교육자로서 많은 사람들과 교유하고 영감을 주고 받았다.

   소암을 스승, 벗으로 삼았던 두 작가는 예술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소통하며, 창작과 교류의 지평을 넓혀갔다.

   19일 전시를 담당하는 고준휘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3층의 공간을 활용해 진행하고 있다”라며 “1층은 소암 선생과 두 작가의 작품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라며 추모전을 소개했다.

   이어 “2층은 고영우 작가와 3층은 김택화 작가의 작품들로 꾸렸다”며 “생전 소암 선생의 작업 공간을 별도로 구현한 ‘창작산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영우 작가를 조명하는 2층 전시실에서는 ‘고목외룡음’ ‘너의 어두움’ 등의 대표작들이 전시됐다.

   고 연구사는 “고영우 작가는 유년시절부터 소암 선생과 인연을 맺었으며, 1970년 이후로 소암 선생이 타계하실 때까지 가까운 곳에서 교유를 나누던 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보통 제주의 작가들이 풍경을 주제로 한 작품을 펼치는데 반해, 고영우 작가는 ‘사람’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라며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불안과 고뇌를 작품으로 구현해, 그로 인해 파생되는 역동적이고 치열한 에너지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3층 전시실은 고(故) 김택화 작가가 그린 제주 사계의 풍경들로 가득했다.

   김택화 작가는 주로, 대표작 ‘범섬이 보이는 마을’ ‘산방산’과 같이 제주 자연의 풍광을 캔버스에 담았다.

   김 작가는 소암 선생의 자유로운 필치를 동경하며, 곁에서 평생 교유를 나눴다. 

   고 연구사는 “김택화 작가는 미술계에서 제주를 가장 제주도답게 그려내는 작가로 평가된다”라며 “채기전 작가 등 현재 제주 풍경을 소재로 예술활동을 펼치는 많은 중견 작가들이 김택화 작가에게 배웠을 정도로, 풍경화에 선구적 역할을 하셨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러한 업적으로, 지난 2019년에는 조천읍 신흥리에 김택화미술관이 개관했다"라고 말했다.

   두 작가의 작품세계는 하늘과 땅, 사람의 이치를 담아낸 소암 선생의 서예 미학안에서 함께 공존하고 있다. 예술가로서 함께 철학을 공유하고, 인생을 담론하며 세 사람이 맺었던 묵연은 소암기념관에서 다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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