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률 증가세 지속
보호정책 추진 성과
안락사 최고 등 불명예
지속적인 개선 관건
제주에서 유기동물이 감소하고 입양률이 늘어나는 등 일부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지만, 유기동물 발생 규모와 안락사 비율 전국 최고의 불명예를 씻기 위한 구조적인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주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유기동물은 652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948마리보다 3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안락사 건수도 42.0% 줄어든 349건으로 집계됐다.
입양(기증)과 소유주 반환은 각각 165건, 47건으로 전년 대비 25.0%, 20.5%씩 증가했다.
동물위생시험소는 이러한 변화가 동물등록제와 마당개 중성화 사업, 입양자와 동물 간 교감 프로그램 등 제주도가 추진해온 보호정책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유기동물 발생 건수는 인구 대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고, 안락사율도 타지역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평가다.
실제로 반려동물 입양 중개 플랫폼 '포인핸드(PAWINHAND)'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발생한 유기동물은 총 3717마리로, 이 중 54%인 2018마리가 안락사 처리됐다.
이는 전국 평균 안락사율 20%의 약 2.7배에 해당하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경기도와 세종시가 각각 27%로 그 뒤를 잇고 있지만 제주보다 절반 가까이 낮다. 가장 낮은 지역인 부산(2%)과 비교하면 무려 27배 차이가 난다.
이처럼 제주에서 유기동물이 많고 안락사율이 높은 데에는 지역적 특수성이 작용한다.
읍·면 지역에서 마당에 풀어놓고 키우는 반려동물이 많고, 중성화 수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번식이 반복되는 경우가 잦다.
여기에다 일부 관광객들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제주에 들어왔다가 유기하고 떠나는 사례도 문제를 키운다.
동물등록제 역시 개선 여지가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시의 반려견 등록률은 약 76.2%로 추정되며, 서귀포시는 67.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역 간 등록률 편차가 큰 데다, 고양이 등 다른 반려동물에 대한 등록 시스템은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다.
동물위생시험소는 올해부터 동물보호센터 운영 매뉴얼을 개정하고 입양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기존에는 센터 방문 2회와 현장 교육이 필수였으나, 이제는 포인핸드 앱을 통한 온라인 상담·교육 절차를 거친 후 1회 방문만으로 입양이 가능하다. 자원봉사 대상도 청소년에서 성인까지로 확대됐다.
동물보호단체의 기증 요청에 따라 기증 절차 관리도 강화된다.
김은주 동물위생시험소장은 "1분기 지표 개선으로 올해 입양률 향상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입양가족과 함께하는 홈커밍데이, 입양의 날 행사 등으로 건강한 입양 문화를 확산하고 SNS를 활용한 홍보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고기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