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서 집단 흡연, 꽁초 투기
인명·재산 피해, 불감증 여전
소방, 사찰 방재 시스템 확대

2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위치한 정토사 앞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흡연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목격됐다.전예린 기자 
2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위치한 정토사 앞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흡연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목격됐다.전예린 기자 

"산불 잡은 지 얼마나 됐다고…저러다 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합니까"

최근 역대 최악의 산불 화재로 전국에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제주지역 일부 시민들의 안전불감증이 화재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가유산을 다수 보관하고 있는 사찰에서의 화재 사고가 매년 잇따르고 있어 문화재 소실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위치한 정토사 앞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흡연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인근 철조망에는 '금연' '화기 금지' 등이 적힌 안내문이 있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꺼내 물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일대에는 나뭇가지와 판자 등이 산재해 있어 불이 날 경우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지만, 불씨가 남은 담배꽁초들이 무분별하게 버려지면서 화재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매년 도내 사찰 등 목조 건축물에서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23일 오전 9시59분께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소재한 영산암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내부가 일부 그을리는 등 사찰이 피해를 입었다.

또 지난해 10월 31일 오전 9시34분께 제주시 조천읍의 한 법당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건물 관리자인 60대 남성이 연기와 화염을 목격한 뒤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법당 외부 벽면이 소실되는 등 재산피해가 났다.

소방 관계자는 "사찰과 같은 오래된 목조건물의 경우 내화 성능이 부족해 큰 불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유관기관과 협력해 사찰과 서원, 정자 등 문화재 보호를 위한 방재 시스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2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1~2024년) 제주에서 발생한 목조건물 화재 사고는 2316건이다. 이 사고로 17명이 숨지고 109명이 다쳤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545건(사망3명·부상19명), 2022년 613건(사망6명·부상35명), 2023년 557건(사망3명·부상27명), 지난해 601건(사망5명·부상28명)이다.

전예린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