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필 서귀포시교육지원청 학생안전지원과 진로생활지도팀 장학사

"우리 아이가 운동을 좋아해서 운동부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학부모들끼리 눈치를 보며 찬조금을 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오래전 한 보호자의 말이다. 운동부에 대한 기대만큼 보호자로서 걱정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학교 운동부는 단지 경기력 향상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협동을 배우고 땀의 가치를 깨달으며 꿈을 키워가는 소중한 배움터다. 그렇기에 이 공간이 투명하고 건강하게 운영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은 '불법 찬조금 근절'과 '청렴한 체육 환경 조성'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주목받은 활동이 하나 있다. 바로 '불법 찬조금 NO, 청렴 YES'라는 문구가 담긴 차량용 소화기를 보호자에게 나눠준 일이다. 이 소화기에는 청렴을 해치는 불씨와 불법 찬조금의 흔적을 이 소화기로 꺼버리자는 강한 의지. 그리고 그 의지를 늘 가까이 두고 잊지 말자는 마음이 담겨 있다.

보호자들과 학교 구성원들은 이 소화기를 볼 때마다 우리 아이들이 청렴한 환경 속에서 운동한다는 믿음이 생긴다며 깊이 공감해 줬다.

청렴은 일상의 실천이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모두가 마음을 모아 만드는 문화다. 이 문화가 튼튼하게 뿌리내릴 때 아이들의 운동부는 단지 '승리'를 위한 공간이 아닌 '성장'을 위한 터전이 된다.

앞으로도 교육지원청은 학교와 보호자, 지역사회와 손을 잡고 '아이들이 행복한 체육, 모두가 신뢰하는 학교 운동부'를 만들기 위해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 불법 찬조금은 반드시 사라져야 할 '불씨'며 우리는 그 불씨를 함께 꺼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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