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농가수 21.2% 감소
순소득 3년간 4150만선 정체
감귤 편중·고령화 구조 고착
농업 외 외부 의존도 증가

제주지역 농가 수가 해마다 줄고 있는 가운데, 농가의 실질 소득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경영비 부담은 커지고 농업소득 비중은 낮아지는 구조 속에서 외부 소득에 대한 의존도는 점차 커지고 있다. 감귤 중심의 품목 편중과 고령화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농가 줄고 기반 약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농가는 2만9000가구로 전년보다 4.1% 줄어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다. 10년 전보다는 2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농가 인구는 34.7% 줄었다. 전업보다 겸업 농가가 많아졌고, 2인 이하 소규모 농가 비율도 57.8%에 달했다. 경영주 중 70세 이상은 절반을 넘는 50.8%에 이른다.

경영 형태의 편중도 여전하다. 감귤 재배 농가는 2만1000여가구로, 전국 감귤 농가와 동일해 사실상 제주에 집중돼 있다. 반면 포도와 사과 재배 농가는 각각 2.6%, 3.9%에 그쳤다.

△소득 외부 의존↑
2023년 제주 농가소득은 약 6050만원으로 2021년보다 약 800만원 증가했지만, 농가순소득은 같은 기간 약 3660만원에서 약 4150만원으로 정체 상태다.

총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질 소득 개선이 더딘 이유는 농업소득이 약 1540만원에서 약 1520만원으로 줄어든 반면, 농업경영비는 약 3880만원에서 약 4810만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외부 수입 의존도도 뚜렷하다. 2023년 농외소득은 약 2630만원, 이전소득은 약 1520만원으로, 순소득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농업 기반보다 외부 수입이 농가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구조다.

△물가 오르는데 수익은 제자리
같은 기간 제주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였고, 농자재·비료·인건비 등은 줄곧 오름세를 보였다. 농가의 지출은 2023년 기준 약 4730만원으로 늘었고, 소비지출도 약 3580만원에 달했다. 농가처분가능소득은 4900만원이지만, 실제 생활 여력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소득 통계상 일정한 증가가 나타나고 있지만, 농업소득 정체와 경영비 상승, 외부 수입 의존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농가의 실질적 경제 여건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농업 기반에 대한 정밀 진단과 소득 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적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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