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돌봄 엇갈린 시선
먹이 제공 위생·소음 등 문제
대학교 내 학생들 의견 충돌
"총학생회 협의 대책 마련"

길고양이에 대한 먹이 제공을 두고 도내 한 대학가에서 이른바 '캣맘·캣대디'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전예린 기자 
길고양이에 대한 먹이 제공을 두고 도내 한 대학가에서 이른바 '캣맘·캣대디'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전예린 기자 

길고양이에 대한 먹이 제공을 두고 도내 한 대학가에서 이른바 '캣맘·캣대디'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제주의 한 대학 커뮤니티 앱에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거나 거주공간을 설치하고 돌봐주는 행위를 멈추라는 비판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길고양이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밤만 되면 들리는 울음소리에 시끄러워서 잠들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길고양이가 불쌍하다고 음식을 무분별하게 주는 탓에 기숙사와 학내 건물에 음식물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다"며 "이로 인한 악취와 미관이 저해 문제 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게시글에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 3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해당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캣맘과 캣대디 때문에 피해 보고 있다"는 등 비난성 게시글이 쇄도했다.

실제 21일 오전 11시30분께 제주시의 한 대학 캠퍼스를 확인해 보니 일부 건물에 길고양이를 위한 보금자리와 급식소가 설치돼 있었다.

한 대학 캠퍼스에서는 길고양이가 귀엽다며 쓰다듬고 만지거나 모여서 사진을 찍는 학생들도 목격됐다.

제주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정모씨(22)는 "학교생활을 하면서 길을 걷다 고양이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길고양이들이 못 먹고 다니거나 위생 상태가 좋지 않는데 호의적인 학생들로 인해 관리를 받을 수 있다면 더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생 최모씨(26)는 "대학에서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집을 줄 게 아니라 센터와 같은 전문기관에서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며 "일부 학생들의 생각은 알겠지만 피해를 보고 있는 부분도 배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길고양이를 돕기 위한 일부 캣맘·캣대디들의 행동으로 인해 도내 전역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아파트 단지나 화단, 지하 주차장에 보금자리와 급식소를 마련하면서 차량 훼손, 소음, 쓰레기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가 대학가 학내 갈등으로까지 번지면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도내 한 대학교 생활관 관계자는 "최근에도 기숙사 편의점에 길고양이가 들어와 지자체와 연락을 취한 바 있다"며 "현재로서는 학생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안내하고 생활관 내부로 길고양이가 침입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게 최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길고양이 문제로 학내 기숙사 등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만큼 생활관자치위원회가 총학생회와 협의해 학생들 의견 수렴 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예린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