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내건 세계유산본부 만장굴팀장
만장굴은 도민이라면 누구나 한 두 번쯤은 수학여행으로 또는 가족 등과 함께 찾았던 추억을 떠올릴 만큼 사랑받는 제주의 대표 관광지다. 벵뒤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과 함께 거문오름동굴계 용암동굴을 이루고 있으며 이중 유일하게 일반인에게 공개된 동굴이다.
길이는 약 7.4㎞, 최대 폭 18m, 최대 높이가 23m에 달하는 세계적으로 큰 규모의 동굴이다. 국내 천연동굴 가운데 최초로 1962년 김녕굴과 함께 국가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2007년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부종휴와 꼬마원정대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김녕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던 부종휴 선생은 1946년 4월 어린 제자들을 이끌고 첫 만장굴 탐험에 도전한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만장굴 제1입구(들렁머리굴로 불림)로 오로지 횃불에 의지한 최초의 탐사였다.
이후 이들의 도전은 이듬해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마침내 1947년 2월 수 시간에 걸친 어둠속 사투 끝에 지상으로 통하는 한 줄기 빛과 함께 만장굴 끝 지점인 제3입구(만쟁이거멀)을 확인했다.
그해 2월 부종휴 선생은 김녕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이 동굴의 이름을 '만장굴'로 발표하는 명명식을 열었다. 이후 꼬마원정대와 부종휴 선생이 함께 했던 길이 '부종휴 만장길'이라는 이름으로 개설됐다.
고 부종휴 선생(1926~1980)은 만장굴을 비롯한 동굴 탐사와 한라산 탐방로 개척, 식물학 분야 등 제주 자연의 가치를 밝히기 위해 평생을 몸소 실천한 위대한 선각자였다. 지금도 그가 남긴 위대한 발자취는 꼬마원정대원과 후손들에 의해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