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연 제주도 아동보육청소년과 주무관

부모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당장의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안정된 사랑과 돌봄, 그리고 일상을 함께할 '공간'일 것이다. 그래서 '가정위탁제도'의 의미는 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다.

가정위탁제도는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일정 기간 일반 가정에 위탁해 보호·양육하는 복지제도다. 친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한편, 시설이 아닌 '가정'이라는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소중한 공간이다.

가정위탁은 아이가 가정 내에서 일상적인 삶을 경험하며 따뜻한 애착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 제도는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다. 사회의 공동 책임을 실천하는 모델이며 아동권리 실현의 길이다. 아이의 상처를 보듬고, 기다려주고, 함께 일상을 나누며 '내가 소중한 존재'임을 경험하게 해 주는 치유의 공간이자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위탁가정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일정한 소득과 주거 여건을 갖추고 아동을 책임감 있게 양육할 수 있는 성인이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에서 가정위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게 현실이며 모집 자체도 쉽지 않다. 제도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참여하는 이들도 많지 않다.

제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위탁가정을 위한 지원을 더욱 두텁게 마련해야 하는 이유이다.

가정위탁은 '또 하나의 가족'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가정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꿈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더욱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사회적인 관심과 배려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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