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괭생이모자반 해안 습격
원인 규명에 수거 처리 난항
중국 등 해외에서 유입 추정
제주도 종합대책반 체제 가동

지난 26일 오전 11시30분께 방문한 제주시 한경면 판포포구 일대 해변에는 검붉은색의 괭생이모자반이 해변 100m 구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전예린 기자 
지난 26일 오전 11시30분께 방문한 제주시 한경면 판포포구 일대 해변에는 검붉은색의 괭생이모자반이 해변 100m 구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전예린 기자 

제주도 해안에 중국발(發)로 추정되는 해조류들이 대량으로 유입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11시30분께 방문한 제주시 한경면 판포포구 일대 해변에는 검붉은색의 괭생이모자반이 해변 100m 구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겹겹이 쌓인 모자반은 폭이 2m가 넘는 띠를 형성하고 있었다.

밀물 때마다 조금씩 떠밀려온 괭생이모자반과 파래 등이 뒤섞여 아름다운 해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날 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은 해조류의 비릿한 악취에 모래사장에 들어서기도 전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관광객 최동원씨(35)는 "바다부터 모래사장까지 모두 해조류로 뒤덮여 물속에 발을 담글 수 조차 없다"며 "패들보드를 타는 아름다운 경관 마저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17일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일대에서도 어마어마한 양의 해조류가 밀려 들어와 수많은 인력이 정화를 벌이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자체는 이날 바다환경지킴이 등 수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미역 수거에 나섰다.

파악된 미역의 양만 2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도내 해안가에 밀려든 해조류로 인해 다치고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지난 2020년 6월 서귀포시 대평포구에 있던 모터보트 엔진에 괭생이모자반이 빨려 들어가면서 보트가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해상에서 표류하던 다이버 6명은 현장에 출동한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또 2017년 6월 12일 제주항에서는 여객선 스크루에 걸린 괭생이모자반을 바닷속에서 제거하다 선사 직원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제주도는 읍면동, 해양환경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수협중앙회 어선안전조업국 등과 함께 종합대책반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중국뿐만 아니라 제주 연안에도 해조류가 있어 기상 상황에 따라 매년 수거량이 달라진다"며 "도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도내 강풍이 불면서 파도에 해조류가 대량으로 떠밀려 왔다"며 "올해 서식 환경이 좋아져 더 많은 양이 떠밀려 온 것 같다.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 연구 조사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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