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연 제주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위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폭싹 속았수다'라는 드라마를 보는 내내 웃음과 눈물이 끊이지 않았다. 끝도 한도 없는 자식에 대한 내리사랑에서 오는 진한 감동과 양관식, 오애순 두 부부의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 때문에 그랬다.

필자는 지난 3월부터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가정폭력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주업무는 가정폭력 신고에 대한 사후 콜백을 통해 현장에서 피해자가 미처 진술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끌어내고 피해자에 대한 상담, 치료, 생계지원 등 지자체와의 연계를 통한 종합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짧은 기간 다수의 가정폭력 피해자와 통화하며 가장 많이 느끼고 안타까웠던 것은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음에도 보복에 대한 두려움, 경제적인 어려움, 자녀를 염려하는 마음 등의 이유로 자신이 겪고 있는 가정폭력 피해에 대해 용기내어 당당히 밝히지 못하는 것이었다.

경찰은 가정폭력 신고 현장에 출동하면 가정 먼저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사안의 경중에 따라 긴급임시조치를 통해 가해자의 접근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임시숙소로의 연결도 지원하고 있다. 

가정폭력은 이제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할 문제다. 드라마 같은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가정 내 폭력은 어떤 사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고 그리 돼서도 안된다. 그리고 그것은 피해자의 용기있는 신고에서부터 시작된다. 필자도 누군가의 귀한 자녀였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고 내 자녀 또한 건강한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용기낼 수 있길 바라며 5월 가정의 달이 모두가 행복한 달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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