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선 제주도교육청 대외협력과장
길가에 쓰러진 노인을 일으켜 병원으로 옮긴 어느 청년의 이야기, 매달 수입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내는 무명의 기부자,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적인 유혹을 뿌리치는 공직자.
이들의 행동은 우리가 점점 잊어가는 단어, '온정'과 '청렴'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누군가의 고단한 삶에 손을 내미는 따뜻한 마음, 그것이 바로 '온정'이다. 온정은 인간다운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감정이며, 고통 속의 이웃을 일으켜 세우는 힘이다.
그러나 온정만으로는 세상이 바로 서지 않는다. 특히 "아는 사람인데 또는 친한 사람인데 봐줘야지"라는 말 속에 담긴 온정주의는 결국 누군가에게는 차별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특혜가 된다.
청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온정은 금세 편법으로 오해받고, 사익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기 쉬워진다.
청렴은 외부의 유혹을 물리치고 내부의 탐욕을 경계하는 자세다. 권한을 쥐고 있을수록, 책임을 질 자리에 설수록 청렴은 더욱 빛난다.
그것은 단지 뇌물받지 않는 것을 넘어서, 옳지 않은 일에 눈감지 않는 양심의 목소리이자 단단한 용기다. 온정이 따뜻한 손이라면, 청렴은 흔들림 없는 등뼈다.
이 두 가지가 함께할 때, 우리는 진정한 공공성과 정의를 말할 수 있다.
오늘의 우리는 온정에 감동하면서도 청렴의 결핍에 실망한다. 그래서 더욱, 청렴은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다.
온정이 사람을 따뜻하게 한다면 청렴은 사람을 믿게 만든다. 그리고 그 믿음이 쌓일 때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난다.


